설립 7년째로 지난해 매출액이 15억원에 불과한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이 독일의 다국적 제약사와 최대 4000만유로(480억원) 규모의 신약 후보물질 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다. 코스닥 상장 회사인 메디프론(대표 묵현상)은 지난해 주식교환을 통해 100% 자회사로 편입한 디지탈바이오텍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차세대 진통제 특허권을 독일 그루넨탈사에 이전,상용화를 위한 공동 연구에 나서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디지탈바이오텍은 이번 계약에서 그루넨탈로부터 최대 4000만유로의 기술 이전료와 상용화할 때까지 매년 7억원의 별도 연구개발 자금을 받기로 했다. 우선 1차 기술료로 100만유로를 받았으며 현재 완료 단계에 있는 전임상시험을 끝내면 200만유로를 받는다. 또 내년부터 시작하는 임상시험에서 단계별로 기술료를 받고 신약 출시 이후에는 판매액의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지급받기로 했다. 이번에 기술을 이전한 이 진통제는 1999년 12월 디지탈바이오텍을 설립하고 대표를 맡아온 서울대 약대 이지우 교수팀이 개발한 것으로 신경의 통증 전달 과정을 차단하는 물질.이 교수는 지난해 메디프론과 주식을 맞교환하며 디지탈바이오텍을 이 회사에 넘겼다. 디지탈바이오텍 관계자는 "기술을 이전한 진통제는 특히 당뇨병 암 에이즈 대상포진 등의 질환에 수반되는 중증 및 만성의 신경병증성 통증에 효과를 보여 모르핀류의 기존 중독성 진통제를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묵현상 대표는 "일회성 기술 이전이 아니라 제품 상용화까지 함께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사라는 확신에서 그루넨탈과 계약을 체결했다"며 "또 다른 메커니즘의 진통제도 조만간 미국 기업에 기술을 이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