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칸 연합의 `행동 돌입'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황영기 우리은행장이 `토종자본 역할론'을 거론하자 KT&G[033780]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 6일 오후 1시13분 현재 KT&G는 지난 주말보다 2천600원(4.44%) 내린 5만5천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시장은 지난 주말 급락세에서 벗어나 반등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KT&G의 주가는 오히려 지난 주말보다 하락폭을 더 키우며 아이칸 연합이 `공개매수'를 KT&G측에 제안한 지난달 24일 이전으로 밀리고 있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이날 아이칸 연합의 KT&G에 대한 적대적 M&A(인수합병) 공세와 관련, 금융권 전체가 힘을 합쳐 토종자본을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행장은 월례조회에서 "우리 토종금융자본이 이런 데 대해 관심을 갖고 대책도 세워야 한다"며 "우리 혼자의 힘만으로 안되겠지만 투신, 보험사들이 힘을 합치면 지켜야 할 기업들은 지켜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 행장의 발언이 KT&G쪽에 힘을 실어줌에 따라 주가가 곧바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KT&G 주가는 아이칸 연합의 공격이 강해 보이면 즉각 상승하고 아이칸 연합이 잠잠하면 하락하는 패턴을 보였다. 아이칸 연합은 자신들의 움직임이 `공개매수'로 시장에 잘못 알려졌다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낼 뿐 실제 공개매수를 위한 어떤 움직임도 이날까지 취하지 않고 있다. 스틸파트너스 대리인은 KT&G에 보낸 2월23일자 서신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공개매수를 위한 서신이 아니라 아이칸 연합이 KT&G와의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인수할 의향이 있으니 이를 위한 논의를 개시할 것을 제안하는 일종의 제안서"라고 설명했다. 대리인은 또 "서신에 대한 시장의 혼란은 일부 무책임한 언론의 왜곡된 보도에 기인한 것"이라며 자신들이 `공개매수'를 밝힌 적이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스틸파트너스는 `공개매수'라고 표현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칸 연합의 이같은 태도로 `공개매수' 실현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는 가운데 KT&G 주주총회가 열흘 안팎으로 다가오면서 KT&G쪽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평가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애널리스트는 "시장에 알려진 대로 이번 주총 표 대결은 KT&G측이 우세할 것"이라며 "아이칸 연합이 공개매수를 공식 선언하기 전까지는 주가는 5만~6만원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오늘과 같은 분위기라면 주가는 하락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러나 아이칸 연합의 새로운 공격이 나타나면 주가는 언제든 급등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곽영균 KT&G 사장은 해외 기업설명회(IR) 성과 및 향후 경영권 방어 계획에 대해 공식 입장을 7일 밝힐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곽세연 기자 ksy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