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들이 외국계 펀드의 지분율이 높아 경영권 방어가 취약한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특히 KT&G 사태가 불거지면서 매수 강도가 한층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KT&G에 대한 아이칸측의 주가부양 요구가 처음 제기됐던 1월18일 이후 지난 20일까지 기관 순매수 1위 종목은 포스코였다.


이 기간 중 22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5377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포스코는 외국인 지분율이 68%이나 최대주주 지분율은 3%에도 못 미친다.


이 때문에 KT&G와 더불어 외국계 펀드의 인수·합병(M&A)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이 기간 삼성화재와 SK㈜도 기관의 집중 매수대상이 됐다.


각각 1000억원,55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화재는 최대주주 지분이 27.07%지만 외국인 지분율은 54%에 달한다.


SK㈜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13%인 데 비해 외국인 지분율은 52%다.


SK㈜는 소버린 사태를 통해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 밖에 현대산업개발도 기관들이 무관심을 보이다 지난달 말 이후 폭발적인 매수세로 돌아선 사례다.


이 종목 역시 외국인 지분율이 최대주주의 4배에 달해 '제2의 KT&G' 후보 종목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정작 외국인은 같은 기간 이들 종목을 내다팔아 대조를 보였다.


거래소 관계자는 "올 들어 상장사들에 대한 경영권 위협이 다시 이슈로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