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의 최대주주인 미국계 투자자문사 해리스어소시에이츠가 롯데칠성의 정기주총을 앞두고 배당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KT&G가 칼 아이칸과 사외이사 선임을 둘러싸고 분쟁을 벌이는 등 최근 국내 기업에 대한 외국계 펀드의 간섭이 잇따르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해리스펀드 배당확대 요구


롯데칠성 관계자는 17일 "최근 해리스어소시에이츠와의 미팅에서 배당을 확대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보통주 2000원(시가배당률 0.2%),우선주 2050원(0.5%)을 배당했었다.


해리스는 작년 하반기부터 롯데칠성의 지분을 확대,14.99%를 보유하고 있으며 단일주주로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해리스가 이사 선임이나 자산매각 등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향후 경영간섭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해리스와 별도로 프랭클린뮤추얼어드바이저는 작년 7월부터 롯데칠성 주식을 사들여 지분율을 5.04%(6만2363만주)로 높였다고 이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프랭클린은 최근 KT&G에 이사 선임을 요구한 칼 아이칸과 타임워너 간 분쟁에서 아이칸측에 선 미국계 펀드다.


전문가들은 해리스와 프랭클린의 보유지분을 합치면 지분율이 20.03%에 달해 두 펀드가 연합할 경우 만만찮은 파장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롯데칠성 대주주 지분은 신격호 회장 9.74%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52%에 달한다.


따라서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되진 않겠지만 외국계펀드가 만만찮은 지분을 활용해 경영간섭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긴 힘들다.


◆KT&G 아이칸 요구 거부


한편 KT&G는 3월 주총 표대결에 대비해 공식적으로 위임장 확보에 나섰다.


이와 함께 아이칸측이 제시한 이사 선임안에 대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해외 IR(기업설명회)에 참석 중인 곽영균 KT&G 사장은 아이칸의 서신에 대한 답변을 통해 "아이칸측 주장과는 달리 KT&G는 국내법에 따라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실시했고 앞으로도 그 절차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곽 사장은 일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을 따로 선임하려는 이유에 대해 "국내법상 3%를 초과하는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감사위원 선임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이런 규정 때문에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일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인 사외이사의 선임건을 별도의 안건으로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광엽·차기현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