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의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KT&G가 포스코와 자사주를 교환(스와프)하는 방식으로 경영권 방어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재정경제부와 업계에 따르면 KT&G와 포스코는 지배주주가 없어 경영권 위협에 노출돼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각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서로 경영권 안정에 도움을 주는 방안을 지난해부터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우호적인 세력에 넘겨 의결권을 부활시킴으로써 경영권을 안정시키자는 것이다. KT&G와 포스코는 현재 각각 9.58%,11.11%에 달하는 자사주를 갖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KT&G와 포스코는 과거 정부 지분 매각 과정에서 지배주주를 허용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외부로부터의 경영권 위협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두 회사가 지난해부터 경영권 안정 차원에서 각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교환하는 방안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두 회사 모두 단일 최대주주가 외국계 펀드이고 외국인 지분율은 높은 반면 국내 지배주주는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KT&G는 물론 포스코도 최근 외국 자본에 의한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불거져나왔다. 국내 한 투신사 임원은 "KT&G와 포스코가 자사주를 상호 교환 매입할 경우 두 회사는 모두 튼튼한 우호 주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태·고경봉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