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인터넷주들이 1일 미국발 구글의 `어닝쇼크'에 재차 노출됐다. 2주전 폭락장 이후 회복세로 접어들었던 인터넷주들이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섰고, 그에 따라 코스닥시장의 낙폭도 심화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인터넷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이 양호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 이번 충격이 제한적 영향에 그칠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으나 개별종목보다 분위기를 많이 타는 코스닥시장의 속성을 감안하면 주가흐름에 대한 속단은 어려운 형국이다. ◆ 구글 위력 새삼 확인 구글은 31일(현지시간) 지난해 4.4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82% 늘었다고 발표했으나 순익 규모가 월가의 예측치에 못미치자 이에 따른 실망감으로 시간외 거래에서 12%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국내 인터넷주들도 동반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대장주인 NHN[035420]이 지난 5일간의 회복추세를 지키지 못하고 4.8% 급락했고 엠파스[066270]는 가격제한폭에 가까운 14.4%까지 추락했다. 다음[035720]과 KTH[036030], 인터파크[035080]도 모두 6~7% 하락세를 면치못했다. 다만 네오위즈는 미국의 유명 스포츠게임 회사인 EA사와 온라인게임을 공동개발한다는 소식에 힘입어 6.8%의 상승세를 보였다. ◆ "구글 쇼크, 단기.제한적일 것" 동반 급락세에도 불구, 전문가들은 인터넷 기업들의 지난해 긍정적인 실적전망에 따라 구글 쇼크가 단기적,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대우증권 김창권 애널리스트는 "NHN은 지난해 2.4분기 구글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 양호한 실적발표에 힘입어 27.1% 상승했었다"며 "실적이 뒷받침되는 인터넷주들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황승택 애널리스트는 "구글의 매출이 시장의 예상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전체적으로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훼손하는 수준은 아니었다"며 "주요 인터넷업체들의 긍정적인 실적 전망 등을 고려하면 어닝시즌을 앞둔 지금 그 영향은 지난번 야후의 실적발표 때보다도 더 제한적이고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홍종길 애널리스트도 "구글의 영향을 직접 받는 국내기업은 검색광고 시장에 참여하는 NHN 정도"라며 "국내 검색광고 시장이 미국시장과 달리 아직 성장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그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실적이 변수..그러나" 결국 국내 인터넷 업체의 실적발표가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홍종길 애널리스트는 "국내 업체의 실적발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구글효과보다 주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상당수 업체가 호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주가전망도 밝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양호한 실적을 낸 것으로 평가받은 CJ인터넷[037150]은 9.9%나 주가가 하락했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이와 관련, "이날 시장흐름에 영향을 미친 외적 요인이 많아 실적발표가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며 "다만 투자자들 가운데 인터넷 기업의 실적이 정점에 올랐다는 판단 아래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업체들은 2일 네오위즈를 시작으로 인터파크(9일), NHN(10일) 등의 순서로 잇따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