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급락 이후 반등세를 보인 한국 주식시장에서 최근 닷새 동안 1조7천억원어치 주식을 매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최근 주가 급락으로 가격 부담이 경감된 시가총액 상위 블루칩과 낙폭과대 옐로칩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결과라고 풀이했다. 옐로칩이란 주식시장에서 대형 우량주인 블루칩 반열에는 들지 못하지만 양호한 실적을 가진 종목을 말한다. ◆외국인 '사자'..기관 '팔자' = 2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19일부터 25일까지 5거래일 동안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에서 1조7천42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1조6천180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으며 코스닥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1천246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특히 증시가 이틀째 반등한 25일에는 7천207억원어치(정규장 마감 기준) 주식을 순매수해 2004년 3월3일 9천437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천449억원, 코스닥시장에서 758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반면 기관투자자는 19일부터 25일까지 8천억원 가까이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만 6천830억원 매도 우위를 보여 2004년 3월3일 8천214억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순매도 금액이 컸다. ◆외국인,시총 상위업종 집중 매수 = 외국인은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포진한 전기전자(6천341억원), 금융(3천837억원), 은행(2천237억원), 운수장비(1천499억원), 철강금속(1천119억원), 유통(966억원) 등 업종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 밖에도 음식료(762억원), 증권(531억원), 화학(441억원), 서비스(347억원), 운수창고(248억원), 의약품(186억원), 통신(109억원), 보험(92억원), 건설(72억원), 의료정밀(69억원), 기계(43억원), 비금속(41억원), 섬유의복(33억원)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반면 전기가스(22억원), 종이목재(44억원) 등 일부 업종은 순매도를 기록했다. ◆ "외국인 최근 조정을 대세하락으로 판단 하지 않아" = 이경수 삼성증권 책임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이번 조정을 대세하락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수 급락을 시총 상위 대표종목과 낙폭과대 우량 옐로칩 대한 저가매수의 기회로 과감하게 활용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최근 신흥시장 펀드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상황에서 지수가 급락한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외국인의 차기 선호종목으로 기아차[000270]와 한화[000880], 대구은행[005270], 삼성정밀화학[004000], 하이트맥주[000140], 삼성중공업[010140] 등을 꼽았다. 이 책임연구원은 "이들은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 매력과 실적 모멘텀을 겸비한 종목으로 외국인 매수에 편승하는 전략도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