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쉬어갈 차례다." "아니다.저가 매수의 기회다." 잘 나가던 증시가 17일 장 막판 순식간에 30포인트 이상 급락하자 전문가들 사이에 향후 전망을 둘러싼 의견이 분분하다.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는 주장과 본격적인 조정의 서곡이라는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반등을 예상하는 측은 증시에 돈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반면 조정론을 펴는 전문가들은 '시장의 상승 피로'가 극에 달했다는 점을 든다.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이영원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증시 급락은 악재가 노출된 게 아니라 다분히 심리적인 측면이 작용했다"며 "따라서 조정이 그리 길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뿐 특별한 재료가 있는 게 아니어서 '일과성 하락'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전문가는 "3월 결산을 앞둔 기관들이 수익률 관리를 위해 매물을 내놓을 수도 있지만 신규 자금의 유입이 더 많은 상황이어서 주가가 크게 밀리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반면 조정의 폭이 의외로 커질 수 있다고 보는 측에선 그동안 조정다운 조정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차익실현의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조정의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환율하락에 따른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우려가 향후 장세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고 △자산운용사들이 고객 환매에 대비,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경우에 따라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