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자금이 100억달러(약 1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모펀드가 줄을 잇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전 세계 사모펀드 업계는 사상 최고액인 약 2500억달러의 자금을 유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표적인 사모펀드 업체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가 100억∼120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신규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16일 보도했다. KKR는 현재도 54억달러 상당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어 이것까지 합할 경우 총 운용 규모는 174억달러에 달한다. 사모펀드 업계의 또 다른 공룡 블랙스톤도 최근 조성한 120억달러의 펀드를 조만간 130억달러로 규모를 키울 방침이다. 이달 초에는 프라비던스 웨쿼티 파트너스,블랙스톤 등 5개 사모펀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덴마크 통신업체 TDC를 153억달러에 인수했다. 또 지난 3월에는 골드만삭스 캐피털 파트너스,베인캐피털 등 7개 사모펀드 업체가 구성한 컴소시엄이 미국의 금융거래 서비스 업체인 선가드 데이터 시스템을 113억달러에 사들였다. 이 밖에 골드만삭스 캐피털 파트너스,아폴로 매니지먼트,워버그 핀커스,카알라일 등 사모펀드 업체들도 모두 80억∼100억달러짜리 펀드를 최근 조성했다. 대형 사모펀드가 잇따라 조성되고 있는 것은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초대형 기업 인수에 주로 눈독을 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피인수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레버리지드 바이아웃(LBO)'이 보편화되면서 펀드 대형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FT는 "인수자금의 4분의 1 정도만을 펀드에서 조달하는 관행상 KKR가 운용하게 될 174억달러의 자금으로는 약 700억달러(약 70조원) 규모의 거래도 성사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메릴린치는 "앞으로는 화학 통신 제지 등 대형 장치산업에서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가 활발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