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인 데다 자본력도 크지 않은 맥쿼리의 성공은 규제가 덜한 자유로운 영업환경에서 창조적인 발상으로 새 시장을 개척했기 때문입니다."

맥쿼리는 딱히 금융 선진국이라 부르기 애매한 호주에서 최근 국제적인 투자은행(IB)으로 급성장하며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개빈 윙뱅스 맥쿼리 국제홍보담당 이사는 "정부의 특별한 지원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맥쿼리가 IB로 급성장한 데는 경영판단에 따라 여러 업무를 자유롭게 영위할 수 있는 시장환경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맥쿼리는 호주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11위에 머물고 있다.

시가총액은 15조원 정도로 한국의 우리금융지주와 비슷하다.

하지만 국제금융시장에서 맥쿼리의 지명도는 우리금융을 훨씬 앞지른다.

맥쿼리는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내로라 하는 IB에는 못 미치지만 '인프라(SOC)펀드'라는 독보적인 IB영역을 확보,경계의 대상으로 부상했다.

인프라펀드란 기관이나 개인에게서 모은 돈으로 각국의 도로 터널 항만 등 대규모 기간시설 건설에 투자하고 수익을 배당하는 신개념 펀드로,맥쿼리가 1996년 처음으로 선보였다.

특히 'SOC펀드=맥쿼리'라는 등식이 굳어질 정도로 사회간접자본 투자로 명성이 높다.

지난해 약 3조원(36억5500만호주달러)의 영업이익 중 34%가 IB사업 부문에서 창출됐다.

맥쿼리는 1981년부터 은행업을 시작해 금융업 경력이 많지 않다.

IB부문의 경험은 더욱 일천하다.

따라서 호주 내에서는 투자은행이 아닌 '토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외로 나오면 사정은 달라진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다양한 IB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특화된 서비스 제공에 중점을 둔다.

지주회사 산하에 여러 개의 자회사를 둬 지역별로 다양한 성장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맥쿼리는 특히 아시아 IB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호주를 제외하고는 아시아지역 직원이 900여명으로 북미(500여명)를 제치고 가장 많은 데서도 잘 드러난다.

한국에서도 대우증권 동양증권 극동건설 등의 빌딩을 사들였고,도로 항만 교량 등 다양한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

에리카 시브리 IR담당 이사는 "해당 지역에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다보니 국내와 해외에서의 성장전략에서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맥쿼리가 이처럼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던 것은 호주 국내법이 투자은행의 업무 범위를 제한없이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드니=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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