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3일 최근의 상승세를 마감하고 나흘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하루전만 하더라도 사흘 연속 강세를 이어가며 1천40원선을 훌쩍 뛰어넘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천35.20원까지 떨어진뒤 결국 전날보다 무려 7.70원이나 내린 1천36.80원에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이날 환율 급락에 대해 전날 공개된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사록이 향후 금리인상이 중단될 것임을 시사한데 따른 여파라고 분석하면서도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 했다. ◇환율 급락 원인은 '뉴욕發 재료' 이날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날 미 FOMC의 정례회의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엔.달러 환율이 하락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은 지나친 긴축통화정책의 위험성이 수면위로 부상할 수도 있으며, 결국 통화정책 전망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는 논의를 한 것으로 나타나 금리인상을 중단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결국 금리인상을 중단하게 되면 미 달러화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고 결국 원화는 반대로 평가절상이 돼 원.달러 환율은 떨어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서울외환시장에서도 이날 역외 달러 매도세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개장초부터 하향곡선을 그렸다. 특히 지난 22일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무려 5.20원이나 올라 엔.달러 환율 상승폭을 훨씬 웃돈데다 원.엔 환율도 큰 폭으로 올라 이날 하락세를 부추긴 것으로 해석됐다. ◇"일시적 현상" vs "달러화 조정 시작" 외환 전문가들은 이날 원.달러 환율 급락에 대해 예상치 못한 결과라며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 했다. 그러나 달러화가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원.달러 환율 하락세도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담당자는 "FOMC 의사록에 따른 달러화 약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펀더멘털에 의한 움직임이 아니라 최근 원.달러 환율 강세에 따른 과다매수세가 소화된데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전세계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꺾이면서 달러화가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며 "이날 뉴욕환시에서 달러가 그나마 받쳐준다면 원.달러 환율이 다시 반등할 수 있지만 달러가 조정받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22일 급등세와 이날 급락세는 모두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며 "결국 시장에서 이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면서 등락폭이 커져 시장이 출렁인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