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는 자동차 등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기획 단계에서부터 소비자(투자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인지 치밀하게 검토된다. 펀드 운용을 책임지는 자산운용사가 시장 트렌드에 맞춰 어떤 펀드를 만들 것인지 큰 그림을 그리고,증권사나 은행 등 판매회사들은 판촉전략을 세워 추진한다. 최근 높은 수익률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성투신운용의 '삼성Value주식1호',한국투신운용의 '한국부자아빠거꾸로주식A-1호'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드림타켓주식형'의 예를 보자.가치주 펀드로 분류되는 이들은 주가가 700선에 머물던 2003년 하반기께 '금융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으면서 기업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가치주에 장기 투자하는 펀드를 만든다'는 취지 아래 탄생됐다. 하지만 좋은 의도만으로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 펀드의 높은 수익률에는 고객이 맡긴 돈을 투자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종목을 끊임없이 찾아내려는 펀드매니저들의 노력이 깔려 있다. 한국투신운용 김성우 주식리서치팀장은 "머리에만 의존하지 않고 끊임없이 발로 뛰는 노력만이 수익률로 나타나고 그래야 시장에서 살아남는 펀드를 만들어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신운용은 '거꾸로'펀드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9명의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와 1명의 펀드매니저가 매주 50여개의 기업을 탐방하며 투자할 종목을 발굴하고 있다. 이렇게 발굴된 종목도 별도로 설치된 '스타일(Style)투자위원회'의 선별과정을 거쳐 투자 여부가 결정된다. 물론 투자가 이뤄진 이후에도 해당 기업의 실적 등이 당초 전망대로 달성되고 있는지 꾸준히 점검되며 원하는 수준까지 주가가 오르면 매도하게 된다. 투자자들은 펀드를 사지만,펀드 자신은 고수익을 내기 위해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의 조언을 받으며 끊임없이 종목을 교체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