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컴퓨터를 통해 자신이 투자한 종목의 주가를 알아보고 매매하는 모습은 일상이 돼버렸다. 각 증권사들이 온라인을 통해 주식투자를 할 수 있도록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프로그램인 HTS(홈트레이딩 시스템)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HTS는 지난 1997년 태동한 이래 가파른 고속성장을 보이며 개인 주식투자의 전형으로 발전해왔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HTS를 통한 거래비중은 금액 기준으로 전체 주식투자의 6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빠른 매매 타이밍을 요하는 선물·옵션의 경우는 90% 이상이 HTS를 통해 이뤄진다.

HTS의 초창기 모습은 DOS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전용선이 없던 시절이라 모뎀을 이용했고 HTS를 쓰는 동안은 전화를 쓸 수 없었다. HTS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99년 초 증권사 수수료가 자율화되면서부터다.

이후 2000년부터 온라인 증권사들이 HTS 매매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수수료 경쟁을 촉발시켰고 ADSL(비대칭 디지털가입자회선)이 각 가정에 일반화되면서 매매 비중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 몰두해오던 증권사들은 제살깎아먹기 경쟁으로 수익성 저하에 시달려야 했다. HTS의 발전은 공교롭게도 오프라인 영업을 위축시키고 증권사들의 구조조정을 촉발시켰으며 IB(투자은행) 등 다른 부문으로 눈을 돌릴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셈이다.

HTS는 선물·옵션 전용 프로그램,시스템 트레이딩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해 나갔다. 그 결과 지난 2003년을 정점으로 이미 포화상태에 들어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회사들이 IT 투자를 줄이면서 HTS의 발전속도도 과거에 비해 느려진 것이다.

하지만 HTS의 개발 주기에 비춰볼 때 내년부터는 업그레이드가 다시 붐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키움닷컴증권 이명용 차장은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됐고 한동안 시장을 떠났던 투자자들도 돌아오고 있기 때문에 IT부문 투자가 다시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떠오르는 HTS의 화두는 '유비쿼터스'. 휴대폰 팜PC 인터넷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매매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 증권사들은 포털업체나 타금융권,이동통신업체 등과 제휴를 서두르고 있다. 기관화 장세가 연일 이어지면서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HTS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 김지은 본부장은 "HTS 개인사용자들은 포화상태로 접어들었다"며 "앞으로 포토폴리오 구성이나 분석 기능이 강화된 HTS로 기관투자가들에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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