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시장이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될까.'


선물 옵션 등 파생금융상품 시장에서 굵직한 제도 변경과 신상품 출시가 올 하반기 잇따라 예정돼 있어 여의도 증권가에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국내 파생상품 시장은 주가지수(코스피200지수) 선물·옵션에 편중된 채 지난 2003~2004년 정점에 올랐지만,올 들어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등 다소 침체 국면으로 접어든 상태다.


◆신상품 도입 잇따라


개별주식 옵션의 결제 방식이 내달부터 현물 결제(실물 인수·인도)에서 현금 결제로 바뀐다. 옵션 만기일에 주식을 받아 현물시장에서 다시 거래해야 하는 불편이 없어진다. 단지 차액만 주고받으면 된다.


7개 종목에 그치고 있는 대상 종목도 30개로 늘어난다. 개별주식 옵션은 지난 2002년 도입됐으나 거래 방식이 불편해 2004년 이후 거래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사실상 '죽은 시장'이었지만,이번 제도 변경으로 거래 활성화가 기대된다.


10월에는 30개 코스닥 대표 종목으로 구성된 스타지수를 기초로 거래하는 스타지수 선물시장이 문을 연다. 통합거래소 출범 이후 선보이는 스타지수 선물은 종전 코스닥50지수 선물과 달리 하나의 계좌로 코스피200지수 선물·옵션 등과 함께 거래가 가능토록 한 점이 특징이다. 또 11월 쯤엔 주식 워런트(ELW) 시장이 개설된다.


◆지수에서 종목 파생 시장으로


이 같은 일련의 조치들로 국내 파생상품 시장은 적어도 제도적으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특히 개별주식 옵션의 결제 방식 변경과 주식 워런트 시장 개설을 통해 종전 기초자산이 주가지수에 편중됐던 국내 파생상품 시장이 선진국처럼 종목으로 다양화하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현물(주식) 보유자의 헤지(위험 회피) 수단이 많아지는 것도 긍정적이다. 가령 지금은 삼성전자만 보유한 투자자도 헤지를 위해서는 좋든 싫든 주가지수 선물·옵션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앞으로는 삼성전자 개별주식 옵션이나 주식 워런트를 통해 종목별로 헤지가 가능해진다.


파생상품을 활용한 다양한 신상품이 등장할 수도 있다. 문경석 KB자산운용 파생상품팀장은 "고배당이 예상되는 특정 종목을 사 배당을 꼬박꼬박 받는 한편 그 주식의 콜옵션을 매도해 얻는 프리미엄(옵션가격)을 통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인컴펀드 등을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모두 파생상품 거래 활성화라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영 한화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파생상품들이 얼마나 투자자의 관심을 끌며 활발히 거래되는지가 성공의 관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