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가 일제히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종합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21포인트 차이로 바짝 다가선 것을 비롯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증시가 수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러시아 인도 등 신흥 국가들의 주가지수도 연일 신기록 행진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유동성이 주식 시장으로 몰리고 있고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어 '글로벌 강세장'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증시 동반랠리 3일 종합주가지수는 개장과 함께 11포인트 올라 1130선에 바짝 다가섰지만 장 막판 차익매물이 쏟아지며 1.72포인트 하락한 1117.11로 마감됐다. 역대 최고점인 1138.75까지 21.64포인트 남겨 두고 잠시 숨을 고른 양상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이번주 내,늦으면 다음 주 중 사상 최고치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6월 중순부터 2개월 가까이 큰 조정 없이 급상승 중이다. 증시 활황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다. 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8.77포인트(0.71%) 오른 1244.12로 마감,4년5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22.77포인트(1.04%) 뛰어오르며 2218.15로 장을 마쳐 2001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유럽도 예외가 아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2001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독일의 대표 지수인 DAX30은 3년여 만에 5000포인트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아시아 증시에서도 일본의 닛케이225 지수는 3일 1만1981.80엔으로 마감,15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4년6개월 만에 1만5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이밖에 러시아의 RTS지수,인도의 센섹스 지수 등이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는 등 신흥 국가의 증시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실적 개선이 뒷받침 세계 증시가 동반 상승하고 있는 이유로는 △기업의 실적 개선 등 펀더멘털이 탄탄한 데다 △세계적 저금리 현상으로 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고 △경제성장률은 양호한 반면 물가 수준은 낮게 유지되고 있는 점 등이 손꼽힌다. 실제로 미국 S&P500 기업 중 2분기 실적을 발표한 400여개사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세계적으로 11조달러에 달하는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로 몰려드는 것도 주가를 강하게 끌어올리는 힘이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3%대의 성장률과 2%대의 물가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세계 증시에 매우 이상적인 상황"이라며 "중국의 위안화 절상 단행으로 아시아 증시에서도 주요 악재가 제거된 만큼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고유가 지속,미국의 금리 인상 등은 증시로의 자금 유입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대에 진입하거나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5% 이상으로 올라가면 주식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