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나흘연속 반등, 940선까지 올라선 국내 증시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말과 월초를 맞아 국내외 모두 핵심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말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마저 불거지는 등 증시 주변환경이 혼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달 3일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도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가 다시 조정에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증시가 다시 조정을 보이더라도 가격 메리트를 바탕으로 기관 등이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커 종합주가지수는 920선에서 강한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조원 이상의 신규 매수여력을 가진 국민연금은 "920선은 매수할만한 지수대"라고 말했다. ◆안개 속 증시,경제지표에서 북핵리스크까지 지난주말 뉴욕 증시의 주요지수는 동반 하락했다. 특히 미 월스트리트 저널이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을 수도 있다"며 "중국에 북한 핵실험을 단념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뉴욕증시 낙폭을 확대시켰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이 이같은 지정학적 위험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현재로선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정훈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북한 핵실험설로 장중 급락하던 뉴욕증시가 장막판 낙폭을 줄이면서 마감됐다"며 "이번주초 국내 증시에서 북 핵실험설의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핵외에 속속 발표예정인 국내외 굵직한 경제지표도 국내 증시를 혼조국면으로 내몰 것으로 보인다. 사실 요즘 국내 증시는 국내 요인보다는 '해외 경제지표 장세'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미국 중국 등 주변국가의 경제지표에 등락이 좌우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3일 미국의 '3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부진하자 뉴욕증시에 이어 국내 증시가 급락했고,22일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가 호전되자 미국과 한국증시가 동반 상승한 게 단적인 예다. 이번주 관심을 둬야할 지표로는 미 4월 소비자신뢰지수(26일)와 3월 내구재주문(27일),1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와 한국 3월산업생산(28일) 등이 꼽힌다. 내달 3일에는 FOMC 회의가 열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28일)와 현대차(28일) 기아차(29일) 등 국내외 주요 기업이 실적 발표를 앞둔 점도 증시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 기관,920선은 지켜낼 듯 이런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국내 증시는 당분간 반등 모멘텀을 쉽게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지난주말 뉴욕 증시 하락을 반영,국내 증시는 주초 하락세로 출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조정폭은 그리 깊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12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있는 920선은 강력한 지지선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18일 지수가 925선까지 급락하자 국내 기관은 연일 순매수에 나서면서 반등을 이끌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증시가 예측할 수 없게 변동하고 있어 언제 매수에 나선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920선은 지난 1월하순부터 2월초까지 횡보했던 지수대로 매수할만한 지수대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1조4천억~2조3천억원 어치의 주식을 신규로 사들일 계획이지만 현재까지 순매수 금액이 2천억원대에 불과,1조2천억~2조1천억원의 매수여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국내증시는 당분간 920~960선의 박스권 흐름속에서 개별종목 장세가 예상된다"며 "실적호전 가능성이 큰 LCD(액정표시소자)부품주와 휴대폰부품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업종대표주는 조정시 분할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