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지난 1월 한달간 8천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정보기술(IT)제품의 계절적인 비수기에 거둔 실적 치고는 꽤 괜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워낙 가파르게 떨어졌다. 반도체 가격 하락폭은 유난히 컸다. 삼성전자는 주력 제품들의 출하를 늘리고 고부가가치 품목들을 집중적으로 내다 팔았지만 이들 가격변수를 제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전무)는 "지난해 1분기 평균환율(1천1백43원)이 유지됐다면 9천억원의 영업이익이 더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1분기 실적이 다소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해서 삼성전자의 수익력이 퇴조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반도체는 시장지배력을 더욱 튼튼히 했고 휴대폰을 포함한 정보통신 부문이 '캐시 카우(이익 창출원)'로 복귀했다는 점에서 향후 수익 기반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여기에다 IBM 등 세계 IT 기업들이 실적 저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1분기 실적을 과도하게 폄하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되살아난'애니콜' 정보통신 부문은 지난해 상반기 2조6백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하반기(7천6백억원)에는 판매가격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지난 1분기에 전분기 대비 4백67% 증가한 8천4백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반도체 부문의 상대적인 부진을 훌륭하게 메웠다. 특히 휴대폰의 경우 분기별 사상 최대 규모인 2천4백50만대를 팔아,매출액(4조8천3백94억원)을 전분기에 비해 12% 늘리고 영업이익률을 17%대로 끌어올려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채비를 갖췄다. 수익력 회복은 견조한 가격 정책에서 비롯됐다. 국내 휴대폰 평균 판매 단가(ASP)는 경쟁업체들과의 판촉 경쟁으로 인해 전분기 41만3천원에서 35만6천원으로 떨어졌으나 해외에서는 신제품인 '블루블랙폰(D500)'의 판매 호조로 대당 가격이 1백70달러에서 1백82달러로 상승했다. ◆반도체 영업이익률 31% 반도체 총괄사업부의 영업이익은 1조3천9백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2조1천5백억원) 이후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1분기 실적은 특히 반도체 총괄사업부가 지난해 출범한 이후 가장 부진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업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코 나쁘지 않다. 우선 수익력의 바로미터인 영업이익률이 31.0%로 10∼20%대인 반도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을 압도한다. 낸드 플래시메모리의 세계시장 장악력은 더욱 강해져 60%에 육박하고 있다. 또 반도체 사업은 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휴대폰 사업과 달리 환율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1분기 중 평균 환율은 1천22원으로 지난해 4분기(1천92원)에 비해 6.4% 떨어졌다.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은 "원화가 아니라 달러화 베이스로 매출을 따져보면 전분기보다 시장지배력이 더욱 높아졌다"며 "세계 IT경기가 다소 둔화한다고 하더라도 뛰어난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은 물론 지난해부터 좀처럼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고 있는 디지털미디어나 생활가전 사업은 앞으로도 수익관리에 상당한 부담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LCD(액정표시장치)사업 역시 2백30억원의 소폭 흑자를 냈다고는 하지만 시장여건이 워낙 좋지 않다. 따라서 향후 삼성전자의 수익 증감 여부는 환율과 주력 제품들의 판매가격 추이,실적 부진 사업들의 '턴어라운드' 시기 등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에 어느 정도 하방경직성이 생겼고 하락 일변도였던 LCD 가격도 바닥 다지기에 들어가는 등 긍정적인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실적의 상승 기조를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는 분위기다. 조일훈·이태명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