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돌파한 이후에도 상승세를 지속하자 조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 전체는 물론 주요 기업들의 주가 수준이 역사적으로 가장 싼 상태여서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제기돼 주목된다. 6일 대우증권과 UBS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식시장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로 과거 세 차례 1,000포인트를 넘어섰을 때와 비교하면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처음 1,000선을 돌파했던 지난 94년의 경우 PER가 17.2배였고,99년과 2000년에는 각각 14.1배,18.8배에 이르렀다. 장영우 UBS증권 한국지점장은 "과거 세 차례와 비교해 주가는 1,000 수준으로 비슷하지만 기업들의 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만큼 저평가 상태는 더욱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올 이익 전망치가 94년에 비해서는 8배,99년 대비 3배,2000년 대비 2.5배 더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요기업 PER,최저 수준 삼성전자의 경우 이번 1,000 돌파 때 주가(2월28일 52만7천원)는 94년 9월16일 당시(14만9천원)에 비해 3배 이상 상승했지만 PER는 당시 10.3배에서 8.9배로 오히려 낮아졌다. 주가 오름 폭 이상으로 실적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당시 3.6배에서 현재 2.3배로 하락한 상태다. 순자산 대비 주가 저평가가 더 심화됐다는 얘기다. POSCO도 주가가 94년 8만6천원선에서 99년 16만8천원,현재 22만원대로 꾸준히 올랐지만 PER는 20.8배(94년)→10.4배(99년)→4.3배(2005년)로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주가는 최근 10여년 동안 3배 가까이 급등했지만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당시의 5분의 1 정도에 불과한 셈이다. 이밖에 한국전력의 경우 PER가 24.7배→21.2배→5.7배로,현대차는 20.5배→13.4배→7.7배로,SK㈜는 36.7배→9.4배→6.1배로 떨어진 상태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기업들의 주가지표를 보면 PER와 PBR뿐 아니라 자기자본이익률(ROE),법인세 이자 및 감가상각비 차감전 이익(EV/EBITDA) 등에서도 주가가 역사적 최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랠리 더 이어진다 장 지점장은 "과거 지수 1,000 돌파 시점과 주가지표 등을 기준으로 펀더멘털(내재가치)을 비교하면 현재는 랠리의 시작일 뿐"이라며 "한국 증시는 앞으로 1∼2년간 장기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저평가된 주가지표 외에도 △올 2분기부터 기업들의 실적 회복 전망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 중인 국내 유동성 △선진7개국(G7) 경기선행지수 바닥 통과 등을 감안하면 한국 증시 전망은 더욱 밝다고 강조했다. 내수 소비가 과거 지수 1,000 돌파 때는 최고조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바닥인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장 지점장은 내수와 G7 경기선행지수가 동시에 회복세로 접어들 경우 자동차와 백화점 등 경기민감 소비주,기술주와 기초소재주 등이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