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 연초 증시 활황과 주식 거래 대금의 급증에 힘입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주식 매매 수수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수익구조를 볼 때 거래 대금의 증가는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7일 거래소시장에서 증권업종 지수는 오전 10시52분 현재 5.25%가 오르고 있다. 전날에는 4.51%가 뛰었다. 이날 SK증권, 세종증권은 12%대, 교보증권은 10%대, LG투자증권, 한화증권, 서울증권, 브릿지증권, 신흥증권, 동양증권, 현대증권, 대우증권은 4~6%대의 오름세다. 이중 세종증권, 교보증권, 대우증권, 동양증권 등은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작년 12월 정부가 증권업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데 이어 새해 들어서는 주식거래 대금과 증시 대기 자금이 급증하면서 증권주에 때이른 봄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전날 코스닥시장의 거래량은 7억3천322만8천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고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을 합한 주식 거래대금은 5조1천49억원으로 과거 증시 활황기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또 개인 투자자의 주식 매수 여력을 가리키는 고객 예탁금은 이달 25일 현재 10조1천995억원으로 거의 9개월만에 10조원을 회복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개인 자금의 실제 증시 유출입을 나타내는 실질 고객 예탁금은 올들어 이달 25일까지 4천339억원이 순유입돼 작년 5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유출보다 유입이 많았다. 삼성증권은 작년 9월말 현재 가계의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5.6%에 그치고 있지만 이 비중이 1993년이나 2000년 이후 평균 수준인 6.2~6.8%로 확대된다고 가정할 경우 개인의 주식 추가 매수 여력이 6조5천억~12조9천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화 연구원은 "작년 12월 증권주의 주가 상승이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면 새해 들어서는 거래대금의 증가라는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을 수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 "개인 부채에 대한 구조조정의 진전, 저금리 기조, 증시 상승세 등을 감안할 때 개인의 주식 투자와 거래대금의 증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따라서 증권사의 영업 실적도 뚜렷이 회복될 것이고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유망종목으로 삼성증권과 LG증권을 제시하고 이들 종목의 목표주가를 각각 2만9천500원에서 3만2천원으로, 1만1천600원에서 1만2천5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주식 위탁 매매에 편중된 증권사가 자본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동원증권 이철호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경쟁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은행(IB) 업무의 강화가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서 초대형 증권사가 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