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에 대한 외국계 증권사의 내년 전망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은 낙관론을,씨티그룹 CLSA(크레디리요네증권아시아)는 비관론을 펴고 있다. 메릴린치는 9일 "종합주가지수 900포인트는 주가 랠리의 시작"이라며 "내년 초 주가가 1,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강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한국증시가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내년 20%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UBS와 모건스탠리도 낙관론에 동참했다. 반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내년 1분기 중 주가가 750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지금이 주식을 처분할 기회"라고 주장했다. CLSA도 내년 한국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증시에 대한 전망이 이토록 엇갈리는 것은 기술주 업황 회복 여부 및 한국 기업의 저평가 정도에 대한 시각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낙관론의 대표주자인 이원기 메릴린치 전무는 "최근 한국증시는 그때그때의 실적 변화보다는 향상된 기업가치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며 "특히 배당수익률이 현저히 높아져 주가 흐름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현금흐름 개선,자산가치 상승 등 기업가치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은 경기에 관계없이 꾸준히 진행될 것이란 얘기다. 골드만삭스도 "내년 상반기 중 기술주를 중심으로 실적이 바닥을 찍고 하반기엔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이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주가는 상반기부터 상승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씨티그룹은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으로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이 둔화되고 있는 지금 내수 회복 여부도 불투명해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