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의 대만비중 확대를 하루 앞두고 향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SCI의 대만 비중 조정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과 맞물려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의 빌미가 됐지만 악재로서의 힘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국내 경기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중국의 추가적인 긴축 정책도 우려되는 등 국내외 경제 여건이 여전히 좋지않은 점이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서는데가장 큰 장애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MSCI 30일 대만 비중 확대 MSCI 지수는 30일 장 마감 이후부터 대만 증시의 시가총액 반영 비율을 현행 50%에서 75%로 상향 조정한다. 이어 내년 5월에는 대만의 시가총액을 100% 반영할 예정이다. MSCI 지수는 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MSCI가 만든 지수로 세계 1천500여개 투자기관과 3조5천억달러 규모의 펀드가 투자 전략 수립에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같은 대만 비중 확대를 앞두고 지난 9월1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외국인은 대만증시에서 57억4천만달러를 순매도한 반면 한국 증시에서는 7억8천만달러를 순매도했다. 대만의 비중이 75%로 상향 조정될 때 외국인 자금이 대만에는 51억달러가 순유입되고 한국에서는 11억달러가 순유출될 것이라는 대한투자증권의 지난 5월 추정치에 근접하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은 MSCI 한국지수에서 삼성전자의 편입 비중을 석달여 사이에 31.9%에서 29.62%로 낮추는 등 대만 증시의 비중 확대를 앞두고 한국 증시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매도 공세 주춤..순매수 돌아설까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 공세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외국인이 6일째 `팔자'에서 나서고 있지만 순매도 금액은 22일 1천77억원, 23일1천634억원에서 24일 505억원, 25일 294억원, 26일 403억원으로 둔화됐다. 26일에는오전 10시53분 현재 332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대한투자증권 김무경 연구원은 "MSCI 한국 지수에서 비중이 가장 큰 삼성전자에대한 외국인의 비중 축소가 상당 부분 진행된 점은 추가 매도에 대한 부담을 완화시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말 배당 시즌을 맞아 국내 기업의 배당 투자 매력이 커지고 달러화 약세로외국인의 비달러 자산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외국인의 매도 압력을 점차완화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12월 결산 상장기업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에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인 이익잉여금은 지난 6월말 현재 29조6천401억원으로 3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또 펀드 정보제공업체인 이머징 포트폴리오 닷컴의 조사 결과, 지난 1주일간 한국 관련 해외펀드에 10억200만달러가 순유입되는 등 3주일째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것도 연말 수급 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외국인 매매에서 한국의 소외를 부추겼던 MSCI 대만비중 확대의 영향력은 지난주를 고비로 뚜렷하게 감소했다"며 "비달러 자산에 대한선호도와 환차익에 대한 기대는 외국인 매매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투자증권 김 연구원은 "10월 산업활동 동향 등을 볼 때 국내 경제가여전히 부진한 상태이고 중국의 금리 인상 등 추가 긴축 정책이 예상되는 등 경제펀더멘털(기초여건)에 대한 우려로 외국인이 당분간 순매수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