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여 있던 증시 수급이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한국 관련 글로벌펀드에 2년6개월만에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입된데다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로 신규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연기금의 주식투자 규모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반면 증자 물량이 급감하면서 공급측면은 위축되는 추세다.

여기다 연말 배당을 겨냥한 프로그램 매수가 가세할 경우 종합주가지수 900선 돌파는 시간문제라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12일 종합주가지수가 15포인트 넘게 뛴 것도 이같은 기대감이 반영이다.


◆외국인 매수기반 확대

국제펀드자금 조사기관인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이번주(11월4∼10일) 한국 관련 4대 글로벌펀드에는 17억8천3백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2002년 5월 이후 최대 규모다.

동양종금증권은 이들 펀드의 한국 투자 비중을 감안할 때 2천2백억원 정도가 국내 주식에 신규 투자될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매도 우위였던 외국인의 태도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0월 거래소시장에서 1조5천3백9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11일까지 46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대부분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기간을 이용한 '셀(sell) 삼성전자'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사실상 마무리된 만큼 급매물이 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 외국인은 이날 4백47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국내 수급도 탄탄

국내에서도 연기금이 주식투자를 꾸준히 확대하면서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연기금은 지난 8월 이후 1조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또 전날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콜금리 인하도 증시에는 긍정적이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콜금리 인하가 곧바로 시중 부동자금의 증시 유턴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정부의 경기 부양에 대한 의지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점에서 투자심리 개선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급 측면도 개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 중 주식 발행 규모는 1천3백44억원으로 전월 대비 47.9% 감소했다.


◆900선 돌파 넘본다

그동안 낙관과 비관이 팽팽했던 증시 전망이 낙관쪽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김한진 피데스증권 전무는 "증시의 수급 개선과 함께 유가 하락 등으로 국제 변수도 호전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900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박윤수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급이 탄탄하게 뒷받침되면서 증시의 '맷집'이 강해졌다"며 "웬만한 충격으로는 주가가 쉽게 급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증시가 본격적인 대세 상승 국면에 진입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박 센터장은 "정보기술(IT) 업황 부진 등으로 기업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데다 경기 회복도 지연되고 있는 게 부담"이라며 "결국 펀더멘털 개선 없이 수급만으로 '큰 장'이 서기는 힘들다"고 신중론을 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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