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조지 W.부시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자 전문가들은 대부분 한국증시가 단기적으로는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부시대통령 재선 수혜예상주로 거론되는 철강,자동차,에너지 관련종목들이 앞으로 관심주로 부상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주가는 결국 경기상황을 반영하는 만큼 특정종목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피하는 것이 좋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주가는 일단 상승


3일 종합주가지수는 부시 재선이 유력해진 후장으로 갈수록 상승 폭이 확대된 끝에 결국 14포인트 오른 수준으로 마감됐다.


부시 재선으로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정책 변화 등 불확실성이 사라질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부시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경기 부양에 더 적극적이고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선 부시의 재선을 바라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현직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주가상승률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임에 성공했을 때 미국 S&P500은 대선 후 1년간 12.9%(최근 60년 평균) 상승했던 반면 연임에 실패했을 때는 3.2% 하락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도 많다.


김석규 B&F투자자문 사장은 "부시 재선으로 정책 전환에 대한 위험은 감소하겠지만 주가는 원칙적으로 경기사이클을 따라 움직일 뿐 선거와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삼성전자를 비롯해 '케리 수혜주'로 꼽혀왔던 IT 관련주가 3% 이상 급등한 데서도 선거와 주가가 무관함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태섭 골드만삭스 지점장은 "미국 경기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사태를 비롯해 정치적인 불안감이 높아져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오히려 증시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수혜 예상주


전문가들은 부시의 재선으로 특히 전통 굴뚝산업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동원증권은 "부시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철강 자동차 에너지 관련 산업을 중시하기 때문에 관련 주가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사회보장과 의료서비스 확대에 따라 제약주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진단했다.


대우증권은 포스코 동국제강 현대차 S-Oil 유한양행 등을 수혜주로 꼽았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인하 압력에 따른 수출 둔화 가능성도 있어 내수주가 유망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전 리서치센터장은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원자재 수입가격이 떨어져 내수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데다 정부도 수출 둔화의 악영향을 내수 부양책으로 타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원유가격 강세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기수 CLSA(크레디리요네증권아시아) 전무는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질 경우 유가 고공행진이 지속돼 기업들의 수익성 부진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광엽·임원기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