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관련주 일색인 코스닥시장에서 '굴뚝주'가 소리없이 뜨고 있다. 인터넷주가 실적 쇼크로 휘청거리고 휴대폰·LCD·반도체 부품주가 업황 부진과 단가 인하 여파로 고전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최근 무섭게 치솟던 통신서비스주(하나로텔레콤 LG텔레콤)와 홈쇼핑주(CJ홈쇼핑 LG홈쇼핑)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점도 굴뚝주를 부상시킨 요인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IT주 회복 시기가 불투명한 만큼 당분간 케너텍 태웅 화인텍 등 비IT주가 주도주 공백을 메우는 틈새 종목군으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떠오르는 '굴뚝주' 가장 돋보이는 비IT주는 단연 케너텍이다. 20일 코스닥시장 급락세로 보합권에 마감됐지만 장중 사상 최고가인 9천9백50원까지 치솟았다. 이달 들어 시장은 0.15% 올랐지만 케너텍은 33%나 뛰었다. 소규모 열병합 및 축열식 시스템 공급 업체인 케너텍이 관심을 끄는 것은 고유가로 반사이익을 얻을 대체에너지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거래처(포스코)를 갖고 있고 바이오에너지와 환경설비(질소저감장치) 등 유망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성장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국내 최대 규모 자유단조 업체인 태웅은 이날 9.71%나 급등,4천5백20원에 마감됐다. 장중 52주 신고가(4천5백90원)를 경신했다. 조선 석유화학 등 전방산업의 호조와 독점적인 시장지배력에 힘입어 두드러진 실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매수세를 유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LNG(액화천연가스)선 등에 쓰이는 초저온 보냉재 생산업체인 화인텍은 LNG선 수주 호황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신규 사업인 건축용 폴리우레탄 패널과 고압가스용기(SGC) 분야의 실적 가시화 기대감에 힘입어 이날 3.70% 상승했다. 건강보조 및 특수영양식품 전문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인 렉스진바이오는 올 들어 CJ 종근당 동아제약 등 대형 신규 거래처를 확보,수익 기반을 넓혔다. 이 밖에 폐기물처리 업체인 코엔텍과 인선이엔티도 정부의 환경 관련 정책 강화 방침에 힘입어 재평가 작업이 한창이다. ◆옥석 가려 투자해야 코스닥 우량 굴뚝주들의 강세는 코스닥 기업의 독특한 성격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거래소 기업과는 차별화된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시장지배력도 강해 실적이 꾸준히 좋아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는 점이 매수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 당분간 주도주가 없다는 점에서 우량 굴뚝주들의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신 연구원은 "인터넷주와 IT부품주는 실적 악화와 업황 부진으로 모멘텀을 잃었고 대안주로 부상했던 홈쇼핑과 통신서비스주도 조정에 들어가 주도주가 없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우량 굴뚝주들의 주가 강세 현상이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거래량이나 실적 등이 뒷받침되지 않는 종목은 급락세로 돌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펀더멘털 외에 수급 여건도 살펴본 뒤 투자대상을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