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간판기업들의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서 안건에 대해 반대하는 사례는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들이 회사의 경영전반을 감시하는 본래의 독립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10일 상장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작년도 사외이사 활동내역에 따르면 삼성전자, POSCO, KT, 한국전력, 현대차, LG전자, 가스공사 등 한국 대표기업들의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에 반대한 사례는 단 1건도 없다. 삼성전자는 작년에 9차례에 걸쳐 이사회를 열어 삼성카드 유상증자에 대한 참여,특수관계인과의 거래총액한도 승인, 주식매수 선택권 부여, 자사주 매입 소각, 중간배당 실시, 자금운용, 부동산 임대계약 등 모두 40건의 의안을 처리했다. 그러나 7명의 사외이사들 가운데 반대표를 던진 사람은 1명도 없는 것으로 금감원에 보고됐다. POSCO도 11명의 사외이사들이 8차례에 걸쳐 이사회에 참석해 이사 특별 인센티브 지급, 중국 합작사업 참여, 포스코터미날 증자 참여, 주식매수 청구권 행사 등 47건을 심의했으나 100%의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SK텔레콤의 사외이사 6명들도 계열회사와의 부동산 임대, 유상증자 참여, 경영계획, 지분인수, 이익소각 등 26건의 의안에 대해 전혀 반대하지 않았다. 현대차 이사회는 4차례에 걸쳐 최대주주 등과의 거래, 최대주주 등에 대한 출자,상용차 합작법인 설립 등 27건에 대한 논의를 했으나 사외이사들의 반대표는 1건도없었다. LG전자의 사외이사 4명도 작년도 이사회에 상정된 48건의 의안에 대해 100%의찬성률을 나타냈다. 또 KT,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의 사외이사 활동내역표에도 `찬성', `미참석'은 있어도 `반대'라는 단어는 아예 없다. 기업지배구조개선센터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경우 해당회사의 오너가 사실상 지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활동에서는 독립성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