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이 주목했던 미국 5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호전된 것으로 발표됐다. 지난주말 유럽과 미국의 주식시장은 미국 노동부의 발표 이후 오름세로 마감해미국의 고용지표 개선을 호재로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다우지수는 0.46% 올랐으며 S&P500지수도 0.52% 상승했고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 역시 1.14%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고용지표가 예상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개선되면 미국의 금리 인상폭이 예상보다 높아지게 되므로 증시에 악재가 될 수있다. 그러나 주말 미국 증시는 이번 5월 고용지표의 `경기회복' 측면을 더 중시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의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면서 신흥시장에서 주식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고 이는 한국증시에 악재로 작용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아울러 미국의 고용확대는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에 따른 순이익 감소로 이어져미국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이는 한국증시의 악재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 고용지표 개선 "증시에 호재" 의견 세계 금융시장이 미국 고용지표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지표가 주가에 직접적인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회의에서 고용지표의 호전에 따라 금리인상 정책을 `인내'에서 `신중한 속도'로 바꿀 정도로 고용지표는 금리인상과 직결되며 금리는 주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에 고용지표는 주말 뉴욕증시에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고용지표가 예상을 크게 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금리 인상폭도 당초 예상치인 0.25%포인트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고용지표의 호전은 미국 경제가 고용창출을 동반하면서 튼튼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는 분석이다. 다우존스와 CNBC가 5월 고용지표 발표 이후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을 대상으로설문조사를 벌인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이 6월과 8월에 0.25%포인트씩 인상, 연말까지 1%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5월 고용지표는예상을 웃돌았지만 FRB가 0.25%포인트 이상 금리를 인상할 만큼 강한 것은 아니었다"며 "8월에 금리인상폭이 더 높아질 것인지도 여전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이번 발표에 미국증시가 긍정적으로 반응했으며 경기 회복 기대로 당분간 강세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국시장도긍정적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미 악재가 모두 노출된 가운데 미국증시의 강세 등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800선 돌파를 시도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고용지표 개선 "한국증시에 악재" 의견 지난주말 뉴욕증시 강세의 배경에는 고용지표 개선보다 인텔의 분기실적 전망치상향 효과가 컸기 때문에 고용지표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볼수 없다는 견해도 나왔다. 임송학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주말 뉴욕증시 상승은 인텔의 영향이 더크다"며 "뉴욕증시는 고용지표가 발표되기 전인 선물시장에서부터 오름세를 타고 있었으나 고용지표 발표 후 오히려 상승폭이 둔화돼 음봉이 출현했고 거래량도 주말임을 감안해도 저조한 편이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고용지표에 미국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전했다. 그는 "특히 아시아 증시는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자산유출 타격이 큰 만큼 미국증시보다 오히려 미국금리 인상 이슈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며 " 이번고용지표 개선은 다음주 한국증시에서 부정적인 면이 더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말했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해외 투자자금이 미국으로복귀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다만 미국 경제회복이 아시아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한다면 자금 유출 정도는 시장이 우려할 수준처럼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또 "최근 외국인들이 이머징마켓 투자비중을 소폭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특히 국내 내수경기 회복이 부진한 상황에서 중국의 긴축정책 효과를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외국인들은 아시아시장에서 방어적인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 "고용지표 개선은 이익감소로 이어진다" 우려 미국의 5월 고용지표 발표는 기업들이 4년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채용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기업들의 인건비 증가에 따른 이익 감소로 이어진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3개월간 미국의 일자리는 모두 94만7천개가 늘었으며 이는 지난 2000년의같은 시기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순이익은 증가해야 하는데 노동비용의 상승과 경쟁 심화는지난해보다 악화됐기 때문에 주식시장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톰슨 퍼스트콜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지난 1.4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27.5%였으나 2.4분기에는 19.4%, 3.4분기에는 13.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지난달 미국의 임금은 연율로 3.7% 증가했다. 다만 지난 12개월간 평균 임금인상률은 2.2%로 아직 고용주들이 임금인상 협상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리만브라더스의 에단 해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세는둔화되고 있다"며 "고용주들은 그동안 생산성을 강화하고 임금을 동결하면서 노동자들을 억눌러 왔지만 순이익이 얼마나 낮아질 것인지가 문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톰슨 퍼스트콜의 조 쿠퍼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노동비용의 증가를 매출액 증대로 상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신호경기자 justdust@yna.co.kr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