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5월중 등락을 거듭하며 50만원선까지 곤두박질쳤다. 올해 예상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주가수익비율(PER)이 5.7배까지 하락한 상태다. 대다수 증권 전문가는 현 주가를 과도하게 떨어진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 하반기 이후 극단적인 경기 하강과 이에 따른 이익 급감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당분간 주가 급등락이 반복될 가능성은 높지만 반도체, TFT-LCD, 휴대폰 등 다양한 사업구조를 겸비했기 때문에 이익 급감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반도체 경기가 고점에 도달했다는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세계 D램 공급률과 국내 메모리반도체 재고량도 안정적인 수준에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한화증권은 "올해 세계 D램 공급증가율은 40%대에 불과하며 내년에도 50%를 크게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메모리반도체의 절대 재고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제 재고수준(재고/출하)은 겨우 바닥권을 벗어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반도체 고점에 관한 시장의 우려는 기우인 셈이다. 또 안성호 연구원은 "중국경기의 경착륙 가능성 및 유가급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낮은 데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미국의 경기둔화 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3대 변수로 인한 극단적인 수요급감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다양한 사업구조와 이에 따른 이익구조의 안정성은 2005년의 이익급감 가능성을 낮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화증권은 이같은 전망에 기초해 2004년과 2005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각각 16조8천9백5억원, 14조9천2백66억원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익 모멘텀은 3분기를 고비로 4분기부터는 꺾일 전망이다. 하지만 안 연구원은 "6월말까지 D램 가격이 최소한 4.5달러선까지 하락할 것"이라면서도 "D램 가격하락을 부정적으로 인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그는 "하반기에 가격 상승 잠재력이 증대될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안성호 연구원은 "PER 5.7배는 대부분의 악재요인을 반영한 수준"이라며 "지난 92년 이후 삼성전자의 이익변동 폭이 점차 축소돼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대외여건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더라도 추가적인 주가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관측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