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주가가 휘청거리고 있다.


고유가, 차이나쇼크, 미국 금리인상 등 '트리플 악재'에 발목이 잡혀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은 방향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어지럽게 움직인다.


보름새 2백포인트가량 하락했다가 7일만에 1백포인트 가까이 반등하기도 한다.


거래마저 올들어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시장체력이 바닥권까지 내려왔다.


한마디로 안개장세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가를 결정짓는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뭐니뭐니해도 실적이다.


실적이 좋은 기업의 주가는 언젠가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당장 눈에 보이는 실적이 좋은 기업만을 골라서도 안된다.


지금은 실적이 좋더라도 하반기에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피해야 한다.


주가는 기업의 미래가치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종별 경기사이클을 꼼꼼히 따져보고, 기업의 실적을 면밀하게 분석하는 치밀함이 요구된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현재 하반기에 갈수록 업황이 호전될 업종은 △음식료 △조선 △은행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이동통신 업종이 꼽힌다.


음식료업종은 중국정부가 경기조절에 들어가면서 원자재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해운운임도 상승세를 멈추면서 원가부담이 줄어들어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은 지난 2002년에 저가로 수주한 물량이 올 상반기안에 모두 건조된다.


덤핑판매가 완료되고 정상가격에 수주한 배들을 만들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은행업은 내수회복이 지연되고 중소기업의 대출 연체율이 늘어난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신용카드 부담을 완전히 털어내고 있는 데다 구조조정의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업황이 호전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밖에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이동통신 등은 외부변수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꾸준히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경기가 바닥권에 접근, 향후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등과 같이 트리플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한 업종과 유통업을 들 수 있다.


석유화학과 철강은 제품가격지수가 2분기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선진국의 경기가 꺾여서라기보다는 트리플 악재의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한 탓이다.


따라서 3분기 이후에는 가격지표의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자동차는 6월에 노사간의 단체협약이 예정돼 있어 당분간 노사문제가 부정적인 이슈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는 7월부터는 신차효과와 중국 현지생산이 본격화되는데 따른 실적호전이 기대되고 있다.


유통업은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되고 있지만 할인점이 상대적인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반면 반도체는 2분기를 피크로 해서 하강국면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7월부터는 계절적인 특수가 발생하기 시작할 때지만 최근 설비투자가 급속하게 늘어 4분기에는 경기하강이 전망된다.


또 디스플레이 건설 광고 등의 업종도 하반기에는 단기 상승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는 전세계적으로 공급이 급증해 가동률하락과 부품 부족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


건설업종은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대책으로 올들어 건축수주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는 조선 은행 이동통신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경우 2분기를 투자시점으로 분석했다.


3분기 이후 실적이 호조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뜻이다.


자동차 철강의 경우도 주가 하락시 저가에 매수해 하반기 업황호전때를 기다려 보는 전략도 유효하다고 밝혔다.


조선업종에선 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 은행업종에선 하나은행과 신한지주가 유망종목으로 선정됐다.


또 인터넷은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는 엔씨소프트를 꼽았다.


석유화학주로는 LG화학을, 철강주로는 동국제강과 포스코가 주가 상승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