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사상 최악의 실적 탓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CEO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6개 투신사 및 자산운용회사가 이번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CEO를 교체했다. 지난 회계연도(2003년 4월~2004년 3월)에 3억원의 적자를 본 아이투신운용은 최근 우경정 글로벌에셋자산운용 전무를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신영투신은 이종원 전무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임명했다. 교보투신은 지난 17일 정기주총을 열고 김형진 전 우리증권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굿앤리치자산운용은 지난 4월 초 조덕환 전 굿모닝신한증권 상무를 사장으로 선임한 데 이어 조성선 대투증권 기업금융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앞서 지난 2월 한화투신은 이경로 전 한화증권 상무를 새 사장으로 선임했다. 인덱스펀드 전문 운용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유리자산운용의 서경석 대표도 이번 주총에서 물러나고,조강래 전 우리투신 상무가 뒤를 잇게 된다. 자산운용회사 CEO가 대거 물갈이되고 있는 것은 실적 악화가 주된 원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5개 자산운용회사의 2003년 세전순이익은 총 1천3백3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7.1% 감소했다. 31개 투신사 가운데 7개사,13개 자산운용회사 가운데 4개사가 적자를 냈다. 한 투신사 임원은 "외국계 회사의 잇단 진출과 기존 자산운용회사의 수익증권 업무 진출 등으로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면서 "새로 취임한 CEO들도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기분일 것"이라고 전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