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지난해 실적과 주가상승률 측면에서 다른 업체보다 신통치 않았다. 이 회사 주력제품인 PVC와 ABS보다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의 가격회복 속도가 빨라 순수 석유화학업체인 한화석유화학 LG석유화학 호남석유화학 등의 실적개선 폭과 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돋보였다. 올해 LG화학의 실적은 PVC가 개선시켜줄 전망이다. ABS부문도 전방산업인 정보기술(IT) 경기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의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PVC(폴리염화비닐)는 각종 파이프류와 농업용 필름 등의 원료로,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는 전자 제품의 내외장재로 사용된다. PVC부문은 작년말 기준으로 LG화학 매출과 영업이익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주력부문이다. LG화학은 국내에 연산 76만t,중국에 연산 34만t의 생산시설을 갖고 있다. 작년말 t당 7백달러 수준이었던 PVC 가격은 최근 일시적으로 9백달러를 돌파하는 등 강세다. 중국시장의 수요 증가가 가격 강세의 요인이다. 아크릴레이트 부문도 실적을 개선하는데 '숨은 효자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크릴레이트는 아크릴 섬유와 도료 잉크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제품. 지난해 이 부문의 매출액 비중은 5.3%에 불과했지만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했다. 이 부문의 올해 영업이익률은 15.5%로 LG화학의 석유화학부문 제품 중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초 t당 7백70달러였던 아크릴레이트 가격이 올 1월에는 1천2백60달러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올해 LG화학의 실적은 'PVC가 앞에서 끌고 아크릴레이트가 뒤에서 밀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반기에는 정보소재부문(2차전지,편광필름)의 증설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2차전지의 생산능력이 작년 상반기 월 7백만셀에서 월 1천8백만셀 규모로 늘었다. 편광필름 생산능력도 연 4백만㎡에서 연 9백30만㎡로 확대됐다. 2차전지부문은 경쟁심화로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이 악화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구조조정을 가속화시켜 LG화학에 중요한 모멘텀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이희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PVC 가격이 작년 4분기부터 본격 상승세로 전환돼 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유화사업 부문의 영업실적이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