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이 사흘 만에 `사자'로 돌아서면서 종합주가지수가 870선을 회복했다. 탄핵의 충격이 흡수된 가운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동결하자 미국 증시가 반도체 관련주들의 강세를 앞세우고 반등하면서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다소 되살아났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지난 이틀간 거래소시장에서 1천800여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은 17일 457억원을순매수했고 개인은 222억원을 순매도하며 엿새 만에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거래소 주가지수는 전날보다 8.02 포인트가 오른 858.15로 출발한 뒤 삼성전자등 대형주의 강세를 앞세우고 상승폭을 확대해 22.25 포인트(2.62%)가 오른 872.38로 마감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미국 경기 회복의 낙관적인 전망이 후퇴한 데다 미국 증시의조정이 끝났다고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국내 증시에서 당분간 `관망'에 가까운 매매 행태를 취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최근 조정장에서 개인들은 닷새간 순매수했으나 내수 경기 회복 전망이 어두워 자금이 뚜렷하게 유입될 것 같지는 않다고 일부 시장 분석가는 내다봤다. 우리증권 이철순 투자전략팀장은 "FOMC가 금리를 동결했으나 고용 회복에 대해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등 향후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위축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하고 "따라서 미국 증시의 조정이 끝났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의 본격적인 매수세 전환을 점치기에도 아직 이른 시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미국 기업의 1.4분기 실적 발표에 앞서 이달 말에새로운 활력을 기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정보팀장도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다소 안정됐으나 매매규모가 줄어든 모습"이라고 밝히고 "당분간 국내 증시는 해외 증시와 연동한 제한적인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도 "외국인의 매수 규모가 이달 초에 비해 상대적으로약하고 관망 심리가 우세한 상황"이라고 말하고 "불안한 미국 증시와 연동하면서 국내 증시도 일희일비하는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외국인의 관망세 속에서 개인이 대안으로 떠오르기는 힘들어 보인다. 대우증권 조 팀장은 "개인은 최근 조정장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 며칠 매수세를 보였으나 신규 자금의 뚜렷한 유입이 없어 추가 매수 여력이 충분하지는 않다"고설명했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연구원도 "탄핵안 가결 이후 주가 급락에 따라 실질 예탁금이 3천억원 이상 증가하는 등 개인 자금이 소폭 유입됐다"고 말하고 그러나 "불안한내수 경기 회복에 비춰 볼 때 이러한 모습이 추세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