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외국인 지분율이 10% 포인트 이상급증한 상장주식이 10개 중 1개 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외국인들이 이미 `한탕'을 치고 빠져나간 주식도 속출하고 있어 국내 증시의 외국인 주도장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증권거래소와 증권전산에 따르면 최근 1년 새(52주) 외국인 주식 보유율이10% 포인트 이상 급증한 상장주식은 모두 109개로 전체 상장주식 856개의 12.7%에달했다. 이 가운데 20% 포인트 이상 폭증한 주식도 32개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보유 주식의 시가총액 평균 비중은 2002년 말의 36.01%에서 작년 말에는40.10%로 1년 새 4.09% 포인트 올랐지만 상장주식 10개 중 하나 이상이 외국인의 집중적인 매수 대상이었던 셈이다. 소버린의 매집으로 SK[003600]가 30% 포인트 가량 증가했고 대림산업[000210],한국타이어[000240], 대신증권[003540], 대덕전자[008060], INI스틸[004020], 부산은행[005280], 대한해운[005880], 삼성물산[000830], 한미약품[008930], 영원무역[009970], 기아차[000270], 동양화재[000060] 등이 20% 포인트 이상 늘었다. 또 외국인 보유율이 5% 미만이던 STX조선[067250], 금호전기[001210], 빙그레[005180], 크라운제과[005740], 삼립산업[005850], 한국철강[001940], 성신양회[004980] 등도 20% 포인트 이상 올라 일부는 인수.합병(M&A)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외국사에 매각되거나 공동 경영에 들어간 극동전선[006250], 영보화학[014440],한미은행[016830], 외환은행[004940] 등은 20∼50% 포인트나 급증했다. 10% 포인트대의 상승률을 보인 주식에는 현대산업[012630], 서울증권[001200],삼일제약[000520], LG건설[006360], SK우[003605], 한섬[020000], 대신증권[003540]등으로 업종은 물론 중대형주나 우선주를 막론하고 다양하게 포함돼 있다. 외국인 보유율의 이 같은 상승은 주가 상승이나 경영의 투명성 제고 등의 효과를 내기도 하지만 시장 불안시 갑작스러운 대량 처분으로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는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지난해 3월 분식 회계 파문을 일으킨 SK네트웍스[001740](당시 SK글로벌)와 LG카드[032710]의 외국인 보유율은 30∼50%에서 2% 이하로 추락하는 등보유율이 급감하는 주식도 속출하고 있다. 금강고려화학[002380]는 현대그룹과의 경영권 분쟁 와중에 15% 포인트가 떨어졌고 한국제지[002300], 한국콜마[024720], 팬택[025930] 등도 늘었다가 다시 20% 포인트 가량 감소했다. 대신경제연구소 한태욱 수석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작년 5월부터 저금리 기조와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서 주식 보유율이 급증했다"고 지적하고 "국내 투자자보다 경기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어 순매수세가 이어졌다"고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올 상반기 중 내수 경기가 회복을 기대하고 있으나 예상을 벗어나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외국인들의 급격한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대형 증권사의 한 임원도 "이론적으로는 급증한 외국인 주식 보유율이 의결권으로 모아진다면 기업 투명성 제고 차원을 넘어 커다란 경영권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수를 더 이상 긍정적인 시각으로만 볼 수 없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