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이 3조원대의 자금을 투입,한미은행을 인수하지만 그에 따른 실익은 외국인들에게 주로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했던 한미은행 주식의 처분을 고려하던 지난해 7월 이 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70%대 초반에 머물렀다.


그러나 씨티은행이 경영권 인수를 공식발표한 지난 23일현재 외국인 지분율은 88.9%에 달했다.


외국인은 특히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여 동안 20%포인트 가까운 지분을 사들였다.


외국인 지분율이 지난해 8월 삼성 계열사들이 한미은행 지분을 처분한 이후 가파르게 높아진 셈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삼성 지분을 사들여 9.8%의 2대주주가 됐고 다른 외국인들도 지난해말 칼라일펀드의 3년 의무보유기간이 만료되면서 한미은행이 M&A(인수합병)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되자 경쟁적으로 매입에 나섰다.


한미은행 주가는 작년 7월 7천원대에서 8월에는 1만원을 돌파했으며 11월엔 1만3천원을 뛰어넘었다.


올 2월20일엔 1만5천8백원까지 치솟았으며 씨티은행은 칼라일펀드 지분을 포함해 80% 이상을 주당 1만5천5백원에 공개매수키로 했다.


이로 인해 칼라일펀드는 7천억원 가까운 이익을 챙겼고 스탠다드차타드은행도 1천억원 이상의 차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지난해 8월 이후 한미은행 지분을 매집한 다른 외국인도 총 1천억원의 평가이익을 얻은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국내투자자들은 한미은행 주가가 오르자 '팔자'에 나섰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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