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화재는 옛 '한국자동차보험'이 바뀐 회사다. 독점적으로 자동차보험을 담당하다 지난 1983년 동부그룹에 편입된 이 회사는 90년대 후반부터 약 14% 수준의 시장점유율(원수보험료 기준)을 차지하고 있다. 동부화재는 작년 4월 이후 2천1백원대였던 주가가 4천4백원대로 배 이상 올랐다. 하지만 실적은 그렇게 좋지 못했다. 3월 결산법인인 동부화재는 2003년도 3분기(4∼12월)에 3백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의 5백74억원보다 45%가량 줄어든 것이다. 매출은 크게 늘지 못한 반면 자동차보험 손해율(회사가 받은 보험료 중 고객에게 보험금으로 내준 비율) 등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동부화재 주가를 전망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점은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아남반도체에 대한 투자리스크(위험)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동부화재가 동부아남반도체에 제공한 익스포저는 총 9백33억원(아남반도체 주식 4백90억원,동부전자 대출 4백43억원)이다. 이는 전문가들이 동부화재의 적정주가를 산출하는 데 '할인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 동부아남반도체의 경영이 크게 호전됨에 따라 동부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구철호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동부아남반도체의 EBITDA가 지난해 1천76억원을 창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현 시점에서 볼 때 경영리스크가 대폭적으로 감소한 상태로 판단된다"며 "이에 따라 동부화재 주가를 산출할 때 사용하는 할인율을 기존 30%에서 15%로 크게 낮췄다"고 말했다. 동부화재의 영업 중심이 자동차보험에서 장기손해보험으로 이동하고 있는 점도 관심을 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철호 동원증권 연구원은 "이 회사의 장기손해보험은 운전자·재물·질병 위주의 보장성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 부문의 손해율이 2000년 이후 계속 하락해 업계에서 삼성화재 다음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동부화재의 목표주가로 대우증권은 현재 주가보다 40%가량 높은 6천1백원을 제시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