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가'가 이병규 전 현대백화점 사장 등 3명을 현대엘리베이터 신임이사로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 등 일부 계열사는 동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과 향후 범현대가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프랜지, 울산화학,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 계열사들은이병규 전 현대백화점 사장, 황병기 전 감사원 사무총장, 박용상 국회공직자 윤리위원장 등 3명을 엘리베이터 신임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현대엘리베이터측에 최근 접수했다.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몽석 회장의 현대종합금속도 해외출장중인 정회장의 대리인을 통해 주주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상영 KCC명예회장 매제인 김영주 한국프랜지 명예회장의 장남 김윤수 한국프랜지 회장 등 범현대가 일원은 지난 10일 긴급회동을 갖고 중립인사를통해 현대-KCC간 중재에 나서 조속한 사태해결을 모색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바 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 현대지네트, 현대백화점 H&S 등 정몽근 회장의 백화점 계열사들은 범현대가의 주주제안 움직임에 합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안팎에서는 현대백화점측이 범현대가의 중재 움직임에 공식 동참했을경우, 뒤따를 수 있는 오해 등에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범현대가가 중립인사를 통한 중재안을 제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KCC측이 범현대가를 우호세력이라고 줄곧 밝혀온 데다 중재안과 관련해 범현대가의 의견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며 환영, 일각에서는 범현대가와 KCC간에 어떤 암묵적 교감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추측도 나돌았었다. 더욱이 이번 중재안은 임기가 만료되는 엘리베이터 사내외 이사 2자리와 강명구전 회장 사임으로 공석이 된 1자리 등 3자리에 추천인사를 포진시킨다는 것이어서현회장측으로서는 현대 일부 경영진에 대한 불인정으로 받아들일 여지도 있는 상태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이달 초 보도자료를 내고 "백화점 보유 엘리베이터 지분에대한 의결권 행사 방안은 정몽근 회장이 회사 경영과 관련된 제반입장을 고려, 주총전에 직접 결정할 것"이라고 공식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범현대가가 이번 주총에서 일관된 목소리를 내기 보다는 계열사별로 엇갈린 행보를 보일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현회장측도 중재안 수용 여부에 대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현대가 지분은 현대종합금속 5.02%, 한국프랜지 계열 5.28%(한국프랜지 2.74%, 울산화학 2.54%), 현대백화점 계열 2.95%(현대 지네트 1.44%, 현대백화점 H&S 1.44%, 현대백화점 0.07%), 현대중공업 2.16% 등 15.41%이다. 이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현회장측 30.05%, KCC측 16.11%로 일단 현회장측이 승기를 잡고 있는 주총의 향배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행보가 주목된다. 현대측 고위 관계자는 "아직 중재안에 대한 입장정리가 충분히 돼 있지 않은 상태여서 어느 계열사들이 주주제안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며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