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수익기반이 가장 안정된 은행으로 꼽힌다. 부실 가능성이 큰 카드 자산이 적기 때문이다. 우리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하나은행의 카드 자산은 1조6천9백35억원이었다. 하나은행 총자산의 2.2%에 불과하다. 국민은행 신한지주 우리금융 등의 경우 카드 자산 비중이 4∼5%대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덕분에 하나은행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증권은 하나은행이 올해 5조6천9백55억원의 영업수익(제조업의 매출액에 해당)에 6천7백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추정 매출액보다는 4.6%,추정 순이익보다는 37.3% 증가하는 것이다. 하나은행이 외국계 은행에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도 향후 주가에 플러스 요인으로 분석된다. 유재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나은행은 발행주식의 50% 이상이 유통되고 있다"며 "외국은행 입장에선 매력적인 합병 또는 전략적 제휴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선 하나은행이 성장성이 다소 떨어지는 게 약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하나은행 주가가 급등할 수 있었던 것은 카드자산 비중이 낮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누리는 반사이익이었다"며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앞으론 이같은 점이 플러스 요인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경영진도 이같은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지난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대형 증권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카드 영업도 소홀히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안전 위주' 영업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구용욱 현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인수에 성공할 경우 수익 측면에서의 안정성 외에 성장성도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