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가 내년 상반기에 거래소 이전을 추진한다. KTF는 부채비율 등 거래소 상장요건을 맞추기 위해 이달부터 투입될 예정이던 1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내년초로 미루기로 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위인 기업은행에 이어 1위 기업인 KTF까지 연달아 '탈(脫) 코스닥'을 결정,코스닥시장이 '조막 시장'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KTF 남중수 사장은 22일 "주주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내년 상반기 중 소속 증시를 코스닥에서 거래소로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 사장은 주주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거래소 이전의 관건인 부채비율 요건을 맞추기 위해 자사주매입 자금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채비율이 관건=KTF가 거래소에 상장하려면 현재 1백70%인 부채비율을 1백50% 밑으로 낮춰야 한다. 현재 매출 자본금 경상이익 ROE(자기자본이익률) 등 다른 요건은 대부분 충족시키고 있다. 거래소에서 요구하는 부채비율은 모든 상장기업(금융업과 관리종목 제외) 평균 부채비율의 1백50% 미만이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작년말 현재 12월결산 상장기업 부채비율은 1백6%로 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올해말 부채비율이 1백59% 이하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상장기업들이 전반적으로 투자를 줄이고 차입금을 갚는 데 주력해온 점을 감안할 때 KTF 부채비율은 최소한 1백50% 미만으로 낮아져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KTF 김범준 IR팀장은 "올해 자사주 자금을 투입하지 않으면 부채비율은 1백50% 아래로 내려간다"고 말했다. ◆이전 효과=우선 주식 수급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이영주 연구위원은 "KTF가 거래소로 옮기면 KOSPI200 종목에 들어가게 돼 인덱스펀드에 편입되고 선물거래도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동원증권 양종인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코스닥 종목이어서 이를 살 수 없었던 외국계 펀드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펀더멘털 측면에서의 기업가치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양 연구원은 "아직도 주가가 동종업체인 SK텔레콤에 비해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거래소 이전 소식에도 불구하고 KTF 주가는 3.8% 하락한 1만8천7백50원으로 장을 마감,사상 최저가로 떨어졌다. KTF가 거래소로 이전할 경우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9.22% 감소한다. 이날 현재 38조7천8백60억원인 시가총액이 35조2천억원으로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이달 거래소로 옮기는 기업은행까지 합치면 시가총액 14.7%가 감소하는 셈이다. 시가총액 1위종목도 하나로통신으로 변경되고 NHN 옥션 다음 레인콤 등 벤처기업들이 대거 시가총액 상위에 오르게 된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