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대내외 재테크 시장은 어떻게 될까. 현재 전세계 부동자금은 1980년대 초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먼저 투자 대상별로는 주식이 2003년 하반기에 이어 내년에도 가장 유망한 수단이란 게 국제 금융회사들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경기,기업 실적과 같은 증시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데다 세계 각국들이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시중부동자금의 물꼬를 증시로 돌리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식이 유망한 만큼 부동산과 채권의 희생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적정보유 수준을 넘은 채권시장은 2004년에도 덤핑현상이 지속돼 채권을 보유할 경우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주목해야 한다. 다만 부동산 투자자금은 부동산 시장에 머무는 귀속성향 때문에 자금 이탈 규모가 채권시장에 비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별로는 이미 저평가 인식을 바탕으로 외국자금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 일본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유망해 보인다. AIG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투자자들이 2003년 이후 일본의 부동산을 꾸준히 매입해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003년 이후 중국의 대체시장으로 급부상 중인 인도와 이라크 재건특수가 기대되는 중동,미국의 끌어안기를 바탕으로 안정세가 가시화되고 있는 중남미,2004년 5월 유럽연합(EU) 가입이 예상되는 동유럽 지역에도 글로벌 자금이 많이 유입될 것으로 예측된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중국의 외환 자유화 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정환율제를 포기하는 문제까지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크게 두 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하나는 기업 입장에서 화교계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와 재테크 차원에서 위안화를 보유하는 게 유리한가 여부다. 현재 중국의 풍부한 외환사정과 주변국 입장을 감안할 때 고정환율제 포기 이후 위안화 가치는 평가절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산업별로는 경기에 민감하면서 기술업종의 장점을 함께 갖고 있는 융합업종의 높은 수익이 기대된다. 경기회복세가 의외로 빠를 경우 블루칩이 유망 업종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2003년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기술업종은 수익모델 확보와 실적여부에 따라 주가 수준을 달리하는 차별화 장세가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대만(3월)과 한국(4월) 필리핀(5월) 인도네시아(7월) 등 아시아 지역과 미국의 대통령선거(11월) 등 집권당의 재신임을 묻는 선거가 많이 예정돼 있다. 여러 변수 가운데 냉전 종식 이후 각종 선거에서 집권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경제생활 안정이 가장 큰 결정요인이다. 선거를 앞두고 실업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더한 경제고통지수(misery index)가 중시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결국 선거가 예정된 국가에 투자할 경우 선거 프리미엄과 경기요인으로 이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경기회복과 함께 재테크 수단별로 수익률의 균등화 현상이 예상됨에 따라 각종 펀드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우량 펀드를 고를 수 있는 안목을 갖춰 놓아야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유념해야 할 것은 갈수록 글로벌 자금이 투기펀드와 벌처펀드의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글로벌 자금의 향방을 주시하면서 일단 투자수단과 대상을 선택하면 위험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