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과 안정성 동시추구 주효 “1등보다 꾸준함이 중요”… 팀워크 중요성 끊임없이 강조 “탄탄한 팀워크와 무리하지 않는 투자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했던 것이 적중했다”고 홍우형 사장은 베스트 운용사 2연패의 비결을 밝혔다. 홍사장은 직원들에게 무조건 1등만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중상위권만 꾸준히 유지해 줄 것을 요구한다. 1등만 추구하려다 보면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홍사장의 이 같은 생각은 회사의 투자전략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투자를 결정함에 있어 무조건 수익률만 좇지 않는다. 안정성도 주요 고려대상이다. 아무리 높은 수익률이 보여도 안정성이 불확실하면 과감히 버린다. 이 같은 투자전략 유효성은 회사의 운용실적으로 증명됐다. 베스트 운용사 순위선정 기준인 ‘상대위험조정후 수익률’(22페이지 선정방법 설명 참조) 항목에서 2위 업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채권펀드의 수익률도 5.05%로 비교대상 운용사 중 유일하게 5%대를 넘었다. 채권펀드의 업계 평균 수익률은 4.21%이다. 안정성과 수익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셈이다. 팀워크의 필요성도 끊임없이 강조한다. 홍사장은 ‘스타시스템’을 인정하지 않는다. “꾸준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출한 한 명의 능력보다 여러 명의 공동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게 홍사장의 지론이다. 조흥투신운용에서는 투자운용팀, 리서치팀, 투자운영위원회가 한팀으로 움직인다. 서로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하고 실수가 생기면 조금씩 분담해 부담을 최소화한다. 성과가 생기면 인센티브도 똑같이 나눠 갖는다. 그래서인지 이직률도 낮은 편이다. 채권매니저 중 맏형격인 김형호 채권운용1팀장은 이 회사에서 8년째 근무 중이다. 나머지 펀드매니저들도 최소한 3년 이상 같이 일하고 있다. 1~2년마다 좋은 조건을 좇아 회사를 옮겨 다니는 펀드매니저의 생리상 이 같은 분위기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금리 급등락시 종목 구성 잘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채권부문 베스트 운용사로 선정된 조흥투신운용 채권운영팀은 1, 2팀에 각각 3명씩 모두 6명으로 구성돼 있다. 1팀에서는 MMF펀드 1조8,000억원을 운용하는 것을 비롯해 7,000억원 규모의 연기금과 사모펀드를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연 평균 수익률은 5%대. 2팀에서도 7,000억~8,000억원 규모의 대형기관 자금을 주로 운용한다. 특히 4년째 운용하고 있는 5,000억원 규모의 장기펀드는 연 평균 수익률 7%대를 자랑한다. 국공채 위주의 안정성 있는 투자를 원칙으로 하는 조흥투신운용은 올해 초 SK글로벌 사태로 인해 회사채가 급락할 때도 투자원칙을 철저히 준수해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금리가 최저로 떨어졌던 6, 7월에는 만기를 늘리고 싶은 유혹이 강했지만 만기를 늘리는 대신 회사채 투자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선택했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또 8월 이후에는 변동금리부채권(FRN)의 비중을 늘리는 등 급변하는 금리환경에 맞춰 탄력적인 포트폴리오를 운영했다. 홍사장은 “SK글로벌 사태, 카드채 위기 등 워낙 돌발적인 사건들이 많은 한해였다”며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안정적인 투자원칙을 지키면서도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는 유연한 전략을 구사했다”고 말했다. 올해 또 다른 특징은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강화한 점. 여름 이후 회사채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회사채에 대한 철저한 신용등급 평가를 실시했다. 회계사 출신 애널리스트를 포함, 6명의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신용평가회사에서 내놓은 자료를 재차 분석해 투자운용팀에 자료를 제공했다. 투자운용팀은 애널리스트들이 어떤 종목에 대해 최종적으로 내놓은 평가등급이 일정 수준 이하면 아무리 메리트가 있어도 그 종목은 투자대상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다. 홍사장은 “금융선진국 방식의 리스크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도입 중이다. 자체 리서치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업종별 및 그룹별로 투자한도를 정해 그 한도를 철저히 준수한다”고 말했다. 조흥투신운용은 내년에 국채와 회사채가 혼합된 형태인 크레디트 믹스 펀드를 국내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 펀드는 안정적인 국채에 최소한 50% 이상 투자하면서 금리 스프레드에 따라 회사채의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밖에 노후대비용 개인연금을 대상으로 하는 장기형펀드도 꾸준히 개발하는 등 향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는 연기금운용시장에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최선호 기자 sunny@kbizweek.com -------------------------------------------------------------------------- INTERVIEW | 김형호 채권운용1팀장, 정광식 채권운용2팀장 “국내 최초 펀드 내년 출시, 3연패 자신” 81학번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2000년 중반부터 3년6개월째 조흥투신운용 채권운용팀을 함께 이끌어 나가고 있다. 조흥투신운용이 2년 연속 베스트 운용사로 선정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들의 탄탄한 팀워크가 있다. 베스트 운용사로 2년 연속 선정된 것에 대한 소감은. 김형호 팀장: 지난해는 실적이 좋아 무난히 선정되리라 생각했지만, 올해는 사실 힘들었다. 연초부터 SK글로벌사태, 카드채 문제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금리가 폭락, 운용전략을 새로 짜느라 상당히 고심했다. 그런 돌발적인 사태에 어떻게 대응했나. 정광식 팀장: 금리가 급락했을 때 펀드의 만기를 늘리고 싶은 유혹이 있었으나 결국 원칙을 지키기로 하고 만기를 늘리지 않았다. 때문에 이후 금리가 다시 오를 때 타격을 적게 입었다.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회사가 팀워크를 상당히 강조하는 분위기인데. 김팀장: 실제로 팀워크가 매우 좋다. 오랫동안 같이 일해 가족 같은 분위기다. 지난해부터는 팀 내에서 스터디그룹을 구성해 공인재무분석사(CFA) 시험준비를 같이 했는데 벌써 2명이 3차 시험까지 모두 합격했고, 나머지 3명도 마지막 3차 시험을 준비 중이다. 정팀장: 회사가 무조건 1등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펀드매니저로서 받는 스트레스가 덜하다. 스트레스가 덜한 만큼 동료들과 경쟁심 없이 팀워크를 이룰 수 있다. 내년에도 또 베스트 운용사로 선정될 수 있겠는가. 김팀장: 현재로서는 분위기가 좋다. 이렇게 2년 연속으로 베스트 운용사로 선정돼 지명도도 상당히 올라갈 것이고 팀워크도 좋은데다 내년에는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펀드들도 몇개 있어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 3연패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