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각된 LG카드 문제가 은행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추가자금 지원과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 등으로 주식가치가 훼손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6일 증시에서 이같은 리스크가 부상하면서 하나은행 주가가 7.96% 급락하는 등 은행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조병문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날 "대부분 은행이 LG카드 채권을 갖고 있어 LG카드에 대한 출자전환 검토방침은 은행주에 불확실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LG카드 여신에 대해 손실률 50%를 적용할 경우 은행들의 내년 주당순자산가치(BPS)는 4∼5% 하락할 것으로 그는 분석했다. 조 연구위원은 "LG카드에 대한 채권은행들의 출자전환은 배당이익과 자본이득 등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손실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며 "출자전환을 할 경우 은행은 선순위 채권자에서 후순위 채권자(주주)로 바뀌게 된다"고 지적했다. 유재성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LG카드는 이미 2조원에 달하는 긴급지원 자금을 대부분 사용해 채권은행들이 추가로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며 "LG카드가 소액주주에겐 감자를 하지 않는다 해도 경영정상화를 위해 추가 증자가 필요하고 채권은행들은 출자전환이나 증자 참여 등의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현재 하나은행은 19%의 대손충당금을 쌓았으나 다른 은행들은 2% 수준을 적립했다"며 "채권은행들에 대한 공공서비스 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LG카드 여신비율이 높은 은행들은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정태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채권단이 출자전환으로 LG카드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게 되면 윈윈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된다"며 "은행주에 부담을 줄 수 있으나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