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바하이텍은 모니터와 TV 등에 들어가는 교류 전환 부품인 트랜스포머와 코일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이 제품을 주력으로 올해 매출 2백40억원에 순손실 6억원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실적에 비해 주가는 크게 올랐다. 올 상반기에 비해 7백% 가까이 오른 6천원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크로바하이텍이 이처럼 코스닥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것은 신규 사업 때문이다. 이 회사는 이번주부터 삼성SDI에 HD TV에 들어가는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용 핵심 부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삼성SDI와 공동 개발한 TCP(Tape Carrier Package)는 PDP의 컨트롤칩과 화면을 연결해주는 부품이다. 이 부품은 기존에 사용되는 COF(Chip on flexible) 부품에 비해 해상도는 더 높으면서도 가격은 30%가량 저렴한 신제품이다. 크로바하이텍은 이 부품의 국산화에 성공,삼성SDI에 독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크로바하이텍의 매출은 9백70억원으로 올해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삼성증권은 추정하고 있다. 또 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흑자전환에도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주가 상승은 이같은 '턴 어라운드(실적개선)' 전망이 미리 반영된 결과라는 게 삼성증권의 설명이다. 송준덕 삼성증권 연구원은 "크로바하이텍은 PDP산업 성장에 따른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며 목표가 8천원에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또 크로바하이텍은 오는 2005년부터는 삼성SDI는 물론 LG전자에도 납품할 가능성이 높다고 송 연구원은 내다봤다. 현투증권 역시 "PDP용 TCP를 국산화시켜 새로운 성장엔진이 가동됐다"며 목표가 8천40원에 매수를 추천했다. 김종옥 현투증권 연구원은 "급성장하고 있는 PDP시장이 더 확대되기 위해서는 단가 하락이 선결 과제라는 점을 볼 때 가격경쟁력이 높은 TCP의 성장 가능성은 무척 크다"고 말했다. 연말부터 납품이 시작돼 올해 삼성SDI에 대한 TCP 납품물량은 약 40만개 정도에 불과하겠지만 내년에는 월평균 80만개 이상을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투자 대상으로서 크로바하이텍의 주가가 올해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은 분명 부담이다. 고성장 예상이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또 향후 경쟁업체들이 진입하면 TCP 단가가 내려갈 수 있으며 단일 품목인 TCP를 단일 고객인 삼성SDI에 공급하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라고 증권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