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호 메리츠증권 사장이 중도 퇴진한다. 황 사장은 최근 홍콩계 대주주인 파마그룹으로부터 물러나 줄 것을 통보받았고 17일 정식 퇴임키로 했다. 후임 대표이사는 클리프 엘 청 이사(42)가 맡게 될 예정이다. 청 이사는 파마그룹이 파견한 비상근 이사다. 메리츠증권은 청 이사가 비상근인 점을 감안,새로운 국내 대표를 영입할 계획이다. 영입대상 인물로는 김한 전 대신증권 상무가 거론되고 있다. 회사측은 내달초 새 대표를 선임하기 위해 임시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황 사장의 중도하차는 회사 경영방침을 놓고 대주주측과 의견차이를 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컨설팅회사인 베인앤컴퍼니로부터 경영진단을 받았으며 이 결과에 대해 담당 임원들이 반발하면서 대주주측과 갈등이 생겼다"고 말했다. 컨설팅 결과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영업점을 대거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게 골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25.3%의 지분을 갖고 있는 파마그룹측은 4년 전 주당 6천원에 주식을 인수했으나 현 주가는 2천원대에 머물고 있다"며 "경영상 이견보다는 주가가 너무 떨어진게 이번 문제를 야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