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가치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 달러화는 9일 유로화에 대해 사상 최저인 유로당 1.2233달러,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3년 만에 가장 낮은 달러당 1백7.14엔까지 떨어졌다. 연초(유로당 1.03달러, 달러당 1백20엔) 대비 각각 18%, 12% 급락한 수준이다. 미국의 빠른 경제회복에도 불구, 외국투자자들이 미 경상적자 확대 우려로 달러화 금융자산을 대거 매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금융당국이 45년 만에 가장 낮은 1%의 저금리를 내년 중반까지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달러 가치를 끌어내리는 또 다른 요인이다. 이날 일본의 11월 기계류 수주액이 전달보다 17% 이상 급증하는 등 민간설비투자가 본격 회복되고 있다는 일본정부의 발표는 엔 강세(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노무라신탁은행은 "일본당국이 엔고 저지를 위해 시장에 개입하지 않을 경우 달러 가치가 금주중 달러당 1백5엔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국제금융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나친 달러 약세가 세계경제의 균형성장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내년에 미국과 유로존이 달러 약세를 저지하기 위한 공조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달러 약세는 유가 및 국제 금값 등 원자재가격 급등의 부작용을 초래, 세계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한편 원화환율은 이날 달러당 1천1백86원70전을 기록, 전일 대비 60전 오르는 약세를 보였다. 원화는 당국의 개입 등으로 주요국 통화 가운데 최근 수개월 동안 유일하게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