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이 모처럼 증권사들로부터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다. 내년 초부터 실시되는 이동전화 번호이동성 제도로 인해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삼성증권은 2일 LG텔레콤에 대해 '중립'에서 '매수'로,대우증권은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투자의견을 각각 높였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건은 투자의견의 '비중축소'에서 '비중확대'로 2단계나 상향 조정했다. 이들 증권사는 LG텔레콤이 이동전화 번호이동성 제도의 가장 큰 수혜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LG텔레콤이 최근 내놓은 모바일 금융서비스 '뱅크온'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그 같은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번호이동성이란 지금의 휴대폰 번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동전화 서비스업체를 바꿀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이날 LG텔레콤 주가는 최근 3일 연속 강세를 보인데 따른 차익매물이 출회되며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1년여만의 '매수'의견=LG텔레콤에 대한 주요 증권사들의 투자의견이 동시에 올라간 것은 지난해 8~9월 대신 굿모닝신한 교보증권 등으로부터 연이어 매수 의견을 받은 이후 처음이다. 목표주가도 삼성과 JP모건의 경우 현재 주가보다 20% 높게 제시했다. JP모건은 LG텔레콤이 지난 9월부터 국민은행과 손잡고 시작한 '뱅크온' 가입자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LG텔레콤은 무선 금융서비스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지난 10월까지 월평균 4천명선이던 순증 가입자수가 지난달 6만5천명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JP모건은 이러한 가입자 증가세가 내년 1분기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내년과 2005년 순이익 전망치를 각각 2백91%와 49% 높였다. 삼성증권은 LG텔레콤이 번호이동성 제도가 실시되면 가장 큰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최영석 수석연구원은 "내년에 단말기 교체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LG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이 1.3%포인트 가량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 양성욱 연구위원도 11월 가입자 증가 등을 감안해 내년도 예상 시장점유율을 1.1%포인트 올리고 순이익 예상치도 33%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가입자 증가 지속여부가 관건=전문가들은 이동전화 시장여건이 LG텔레콤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불확실성이 모두 제거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동원증권 양종인 수석연구원은 "지난 9월부터 3개월간 무선 금융서비스 가입자가 23만여명에 달하는 것은 큰 호재가 틀림없으나 이러한 가입자 증가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지는 아직 속단할 수 없다"고 전했다. 특히 이동전화 3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지나치게 늘어날 경우 후발사업자인 LG측이 더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외국계인 USB증권도 "국민은행과의 무선 금융서비스 독점계약이 내년 2월로 끝나기 때문에 이 서비스의 수혜는 일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최근 크게 늘어난 가입자가 실제로 '1인당 사용요금 증가'로 이어지는 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양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 점이 확인된다면 현재의 '중립' 의견을 '매수'로 올릴 계획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