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수급과 재료'가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지표에선 '청신호'가 잇따라 켜지며 주가상승의 재료가 되고 있지만 단기수급 압박요인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


◆단기 수급부담 요인


무엇보다 프로그램매수잔고가 변수다.


오는 11일은 선물·옵션·개별옵션의 만기일이 겹치는 '트리플 위칭데이'.통상 만기일이 임박하면 프로그램매수잔고가 매물화되는 경향이 있다.


2일 현재 프로그램매수 잔고는 1조7천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다.


이 물량이 모두 매물로 쏟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외국인 선물 누적순매수 규모가 2만1천계약에 이른다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장기증권저축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01년 10월말∼2002년 3월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된 장기증권저축의 만기가 이달중 몰려 있다.


그 규모는 직접투자분(위탁계좌) 1조원,간접투자분(펀드) 1조원 등 총 2조원에 달한다.


투신사 장기증권저축 펀드의 누적수익률은 평균 30∼40% 수준.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는 "연말까지 보유하면 배당을 받을 수 있는데다 내년초 주가전망이 밝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매가 한꺼번에 쏟아질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밝혔다.


◆호전되는 경기지표


단기수급에 '빨간 불'이 켜졌지만 경기쪽은 청신호 일색이다.


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11월 ISM 제조업지수는 2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설부문도 4개월 연속 최고기록을 이어갔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무역흑자 59개월만에 최고기록,경기선행지수 5개월 연속 상승,재고증가율 하락세 등 시간이 갈수록 농도 짙은 회복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도 이날 '지난 3분기에 경기가 저점을 통과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내수경기는 아직 싸늘하지만 수출호조세가 지속되면서 내수 쪽도 시차를 두고 풀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상무는 "반도체 LCD 디지털TV 등 정보기술(IT)기업의 설비투자 욕구도 빠르게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이제는 경기의 방향성이 문제가 아니라 회복 속도와 길이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IT기업을 중심으로 4분기 기업실적도 호전될 전망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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