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을 겨냥한 검찰의 현대캐피탈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불구하고 28일 거래소시장에서 현대차그룹 주식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SK, 삼성, 금호, LG 등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던 기업들이 서슬푸른 비자금 수사의 파장을 견디지 못하고 2∼3일간 약세였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현대차는 오전 10시20분 현재 1.5%가량 오른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대캐피탈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이 진행된 지난 27일 현대차는 0.89% 약세였다. 하지만 같은 날 종합주가지수도 동반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할때 현대차 주식의 내성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의 양대축인 기아차는 27일 4.43%나 오르며 초강세를 보인데 이어 이날도 1% 가까이 오르고 있다. 특히 기아차는 이날 한때 1만900원까지 오르며52주 신(新)고가를 기록하는 등 최근 7거래일간 파죽지세로 상승하고 있다. INI스틸도 2.77% 오르며 굳건한 상승세를 유지했고, 현대모비스도 2% 정도 강세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은 동일한 재료에 대해선 빠르게 내성을 갖게 된다"면서 "이에 따라 SK, 삼성, 금호 그룹에 대한 수사로 인해 나타난 주가 하락-상승 등 등락과정이 현대차그룹의 경우엔 생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특히 "대기업 관련 대선자금 수사로 인한 구속자가 없는 상황에서 `검찰이 특정기업의 비리가 아닌 대선자금에만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는 인식이 투자자들에게 각인되면서 주가에 별다른 타격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도 "검찰의 비자금 수사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며 "특정 계열사가 잘못돼도 그룹 차원에서 지원할 방법이 없을만큼 투명성이 높아진 상태에서 이제 비자금 문제는 종전처럼 그룹 차원의 문제로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