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800을 전후한 매매공방이 이번 주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국내 외에 특별히 주가에 영향을 줄만한 재료나 일정이 예정돼 있지 않다. 외국인의 "사자" 공세가 지속되면서 외국인 누적 순매수규모가 한국증시 개방 이후 사상 최고치(11조8천3백55억원)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만큼 국내 투자주체의 차익실현 욕구도 강해지고 있다. 지난주 지수 800 위에서 비차익 프로그램 매도가 증가하며서 만만치 않은 투신권의 환매압박을 드러내기도 했다. 거래소 시장에는 옵션 만기일에 대한 수급 경계감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의 지속되는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지수 영향력은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이다. 그동안 소외됐던 내수 관련주와 코스닥시장의 상대적인 강세를 기대하는 분석도 제기되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 증시와 연동세 지속 미국 증시의 상승기조를 크게 변화시킬 만한 요인을 찾기 쉽지 않다. 다만 다우와 나스닥지수가 1만포인트와 2천포인트의 저항선에 바짝 다가선데다 오는 11일 종전 기념일(Veterans' day) 휴장을 전후해 소극적인 매매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0월 실업률 하락과 신규 취업자 수 급증 등 미국 시장이 그렇게 고대했던 고용시장의 회복 시그널이 나타났음에도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약보합에 머문 것도 이런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오는 13일 델컴퓨터의 3분기 실적발표와 14일 산업생산과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등 각종 경제지표 발표가 단기적인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큰 흐름의 변화 조짐에 주목 10·29 부동산 종합대책 이후 시중자금 흐름의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10개월 만에 하락했고 서울의 분양권 시세가 2년 11개월만에 떨어졌다. 채권금리는 연일 오름세다. 지난 7일 국고채3년물 수익률은 연4.77%로 8월의 고점을 넘어섰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과 채권에 대한 투자매력이 떨어지면서 주식시장의 상대적 우위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시장은 부동산과 채권시장에서 이탈해 일시적으로 은행권으로 유입되는 시중자금이 증시로 방향을 틀게 하는 촉매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그 촉매는 소비회복의 신호이다. 김승현 현투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진정되고 주가지수가 800을 넘어서는 등 자산시장의 안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자산시장의 안정은 소비 심리를 개선시키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10월 자동차 내수판매와 광고경기실사지수 등이 소비경기의 호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며 "연말께 소비부문의 턴어라운드가 확인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경기의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주식시장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