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800선 안착에 성공하면서 외국인들의 투자패턴에 변화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줄곧 사모았던 고가 대형주 대신 중저가 우량주에 관심을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5일 종합주가지수는 종가기준으로 16개월여만에 처음 800선을 넘었다. 이날 지수를 800선에 올려놓은 주인공은 최근 장세를 이끌어온 고가 대형주가 아닌 중저가 우량주였다. 삼성물산,기아차,대한항공,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옐로칩"들이 외국인 매수세를 바탕으로 일제히 상승,장세를 주도했다. 외국인들은 오랜만에 '옐로칩'을 대거 순매수 종목 상위에 올려놨다. 특히 지수 800선을 눈앞에 둔 지난달 중순부터 서서히 옐로칩 사모으기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에따라 증권가에선 지수 800선 이후 증시의 주도권이 블루칩에서 옐로칩으로 넘어갈 것인가,아니면 블루칩의 시대가 계속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려있다. ◆옐로칩으로 매기 확산 이날 외국인들은 삼성물산 2백33만여주,기아차 99만여주,대한항공 47만여주,현대중공업 4만여주,삼성중공업 1백만여주 등을 순매수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핵심 블루칩은 소폭 매도 우위를 보였다. 특히 삼성물산은 최근 외국인의 집중 순매수 타깃이 된 대표적인 옐로칩으로 부상했다. 삼성물산은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급등,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조선업종 30년만의 최대호황이 시작됐다는 기대감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몰려 이들 종목의 주가가 급등,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실적개선과 업황호조가 맞물리는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대한항공 등도 외국인 매수를 등에 업고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옐로칩 부상 배경 그동안 핵심 블루칩 위주로 단기 급등한 데 따른 종목분산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 조용찬 연구원은 "지수 800선 위에선 과매수로 인해 주가가 급등,투자위험이 커진 핵심 블루칩보다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올랐지만 내재가치와 성장가능성이 우수한 옐로칩으로 외국인들의 관심이 이동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그는 따라서 "블루칩과 옐로칩간의 수익률 격차가 현격히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 최근 외국인 매수가 집중된 중가 우량주들은 하나같이 실적호조나 업황개선 등 새로운 모멘텀(계기)이 형성돼 재평가 대상에 오른 종목들이다. ◆블루칩 강세로 회귀 가능성 외국인 매수세를 바탕으로 상승장이 지속될 경우 시장은 다시 핵심 블루칩이 주도하는 쪽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시티글로벌마켓증권 함춘승 한국지점장은 "자금유동성이 풍부해지면 기업들이 너도나도 설비투자에 나서게 돼 경기주도 핵심주들의 매력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두터운 경기 방어주들의 활약이 기대된다"며 "그러나 외국인 매수가 주도하는 장이 이어지는 한 블루칩과 옐로칩 수익률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 등 핵심 블루칩이 선진국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에 편입될 경우 블루칩은 한단계 레벨업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