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연일 홈쇼핑주를 사들이고 있다. 특히 CJ홈쇼핑에 대해서는 3일까지 5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매수 강도가 거세다. 외국인의 "사자"에 힘입어 주가도 강한 반등세다. CJ홈쇼핑은 이날 3.44% 오른 4만6천5백50원을 기록하는 등 지난달 23일 저점과 비교해 15%나 올랐다. LG홈쇼핑도 이날 0.35% 오르는 등 꾸준한 상승세다. 이들 홈쇼핑주가 올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낸 것에 비춰 보면 외국인의 이같은 매수는 이례적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실적회복 기대감'과 '단순한 반발 매수세 유입' 등으로 해석이 엇갈리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내년 1분기 내수경기 회복전망과 관련해 '주가가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 시가총액기준으로 LG홈쇼핑(3천7백90억원)을 추월한 CJ홈쇼핑(3천8백30억원)에 대해서는 주가차별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주가상승은 낙폭 과대에 따른 매수=박진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는 그동안 과도하게 처분했던 지분을 다시 채워넣으려는 것일 뿐"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CJ홈쇼핑을 더 공격적으로 사는 것도 LG홈쇼핑은 외국인 지분율이 이미 30%(보유한도 33%)를 넘은 반면 CJ홈쇼핑은 20%대로 아직 여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홈쇼핑주의 내년 실적은 올해보다는 나아지겠지만 인터넷 쇼핑몰과의 경쟁 등으로 성장성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고 보는 편이 옳다"고 주장했다. ◆내년 기대감은 살아있다=이에 대해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외국인 매수는 가격메리트에 따른 매수 성격도 물론 있지만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진폭이 큰 겨울용품이 팔리는 계절적 성수기라는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박종렬 교보증권 연구원도 "소비경기 회복이 더디어지고 있어 내년에도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는 힘들겠지만 이미 이런 악재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제 긍정적인 모멘텀이 부각될 시기라는 분석이다. ◆CJ·LG홈쇼핑 차별화되나=외국인 매수세가 CJ홈쇼핑에 집중되는 것과 관련 양사간 주가차별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교보증권 박 연구원은 "CJ홈쇼핑은 4분기부터 중국 베이징 현지법인의 영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아직 속단할 수 없지만 중국진출이 성공할 경우 성장성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증권 이 연구원도 "양사 모두 실적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서도 CJ홈쇼핑의 3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1.7%로 LG홈쇼핑의 0.9%의 두 배 가량 됐다"며 "LG홈쇼핑은 전산투자 등에 대한 감가상각 비용이 많이 들어간 반면 CJ홈쇼핑은 고가 의류 판매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좋았다"고 말해 차별화 가능성을 지적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