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었다. 올들어 외국인이 10조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한 결과 지난 29일 현재 외국인의 주식보유금액(거래소시장)은 1백32조원을 기록,전체 시가총액(3백29조원)의 40.02%를 차지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국민은행 포스코 등 대형주를 50% 이상 갖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는 뜻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주식매수는 수급이 취약한 국내증시에 '단비'역할을 하고 있지만 국내투자자들의 '주권(株權)상실'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할 상황이라고 강조한다. ◆내국인은 부동산,외국인은 주식 외국인은 지난 92년 증시개방 이후 2002년을 제외하고 줄곧 '바이코리아(buy korea)'를 지속해왔다. 외국인 비중은 외환위기 이후 급증했다. 증시폭락을 경험한 국내 투자자들이 리스크관리를 위해 주식투자 비중을 낮출 때 외국인은 주식을 사모았던 것이다. 2000년엔 외국인이 11조3천억원어치를 순매수,21%였던 외인의 시가총액 비중이 단숨에 30%로 올라섰다. 올들어서도 외국인은 삼성전자 LG전자 한국전력 한미은행 국민은행 등 블루칩을 중심으로 10조5천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국내 여유자금은 증시를 외면해 부동산시장으로 대거 이동했다. 올들어 개인은 5조1천억원,기관은 6조8천억원 순매도했다. 작년말 15.9%였던 기관 비중은 13%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투신사를 포함한 국내 기관은 증시안전판이란 기관투자가 역할을 포기한 지 오래며 이제는 완전히 '조막손'으로 오그라들었다. ◆'주권 상실'의 폐해 올들어 주가상승의 1등공신은 당연 외국인이다. 지난 6개월간 무려 13조원의 실탄을 쏟아부었다. 이에 힙입어 증시가 활력을 되찾고 상장사의 시장가치(주가)가 높아졌다. 증시회복이 침체된 내수경기를 회복시키는데 일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외국인 주도의 주가회복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국내증시의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 송상종 피데스투자자문 사장은 "국내 기관이 고사 직전에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영향력이 갈수록 세지고 있는 게 문제"라면서 "국내증시가 외국인 움직임에 휘둘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